강렬한 조명이 쏟아지는 레드카펫 위, 배우들은 잠시 숨을 고르듯 멈춰 섰다. 올해로 78회를 맞은 칸 국제영화제의 현장은 유난히 조심스러운 움직임과 신중한 시선으로 채워졌다. 부드러운 실크 드레스 끝에 가벼운 바람만 스치는데도, 모든 패션과 포즈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전과 달라진 영화제의 분위기가 관객과 취재진 모두에게 새로운 기대를 심어주었다. 프랑스 남부 도시 칸에서 13일(현지 시간) 화려하게 막을 올린 이번 영화제의 개막식 현장은 그 어느 해보다도 섬세한 시선이 쏠렸다. 프랑스 영화 ‘리브 원 데이’로 시작한 12일간의 축제는 세계 영화인들의 치열한 경쟁은 물론, 레드카펫 위 배우들의 패션에 시선을 모았다. 이번 영화제에서 주최 측이 레드카펫과 공식 행사장 내에서 과도한 노출 의상을 금지한다고 밝히면서 많은 변화가 감지됐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영화제 측은 "레드카펫에서 완전히 노출된 몸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레드카펫 입장이 금지된다”고 엄격하게 규정했다. 레드카펫 통행에 지장을 주거나 상영관 착석을 어렵게 할 만큼 부피가 큰 의상 역시 제한된다. 이번 새로운 규정은 시사회, 기자회견 등 모든 공식 행사에 공통 적용된다. “규정 바뀐 레드카펫”…칸 영화제, 배우 패션 긴장→노출 논란 뒤집나 이 같은 조치는 지난 2023년, 모델 벨라 하디드가 영화 ‘어프랜티스’ 시사회에서 파격적인 시스루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하디드의 등장은 순식간에 전세계 패션계와 대중문화계의 논란이 됐고, 이후 레드카펫에서의 자유로운 표현과 행사 운영 사이의 균형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올해부터는 주최 측이 직접 엄격한 드레스 코드와 출입 통제의 원칙을 공식화하면서, 배우들과 셀럽들도 색다른 시선 속에 패션 선택의 기로에 섰다. 드레스의 소재와 실루엣, 포즈 하나하나까지도 이전보다 한층 신중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 영화제에는 배우들이 새로운 규정 속에서 어떤 패션을 펼칠지에 글로벌 팬들과 취재진의 관심이 집중된다. 패션을 통한 자기 표현이 중요한 상징이 된 칸 영화제에서, 각국 배우들은 제한된 규칙 안에서도 고유의 매력과 존재감을 어떻게 드러낼지 주목된다. 배우들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달라진 규정 아래서 또 어떤 순간이 탄생할지, 그리고 그 장면에 전 세계의 시선이 한데 모인다. 칸 국제영화제의 공식 행사는 오는 5월 24일까지 프랑스 칸 현지에서 계속된다.

다음달 13일(현지시각) 개막하는 제78회 칸국제영화제 공식·비공식 부문에 한국 영화가 한 작품도 초청받지 못했다. 이는 무려 26년 만의 일이다. 칸영화제는 지난 10일 경쟁 부문과 주목할 만한 시선 등 공식 부문 초청작을 발표한 데 이어, 15일 감독주간·비평가주간

배우 톰 크루즈 주연 첩보 액션 영화 '미션 임파서블:데드 레코닝'이 5월 17일 한국에서 선제 개봉된다. 북미 개봉은 5월 23일로 예정돼 관객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작품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8번째 영화로 2023년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데드 레코닝 PART ONE'과 짝을 이루며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 이선 헌트가 난관을 헤쳐나가는 스토리를 다룬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북미보다 엿새 앞선 선제 개봉 방침을 결정했다.   “북미보다 앞선 개봉 전략”…톰 크루즈, '미션 임파서블:데드 레코닝' 선제 개봉→한국 방문 영화에는 톰 크루즈와 함께 헤일리 앳웰, 빙 라메스, 사이먼 페그, 버네사 커비 등이 출연해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이며,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연출을 맡아 스릴 넘치는 전개를 이끌어간다. 다음 달 3일 열리는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점이 기대감을 더한다.   톰 크루즈는 홍보차 5월 8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으로, 관객들에게 새롭고 강렬한 액션 스릴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는 5월 17일 한국에서 선제 개봉되며, 북미에서는 5월 23일에 상영된다.

6월의 지중해 공기를 타고 오는 칸국제영화제의 계절, 스크린 위에 펼쳐지는 예술가들의 이름은 그 자체로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심장을 뛰게 한다. 빛 아래 앉은 시네필들의 눈빛, 무대 밖에서 다시 무대로 돌아오는 거장들의 발걸음, 아직 베일을 벗지 않은 신작들의 기운이 프랑스의 작은 도시를 감싸고 있다. 붉은 카펫을 걷는 순간마다, 세월의 균열과 변화 속에서 영화는 다시 태어난다. 올해는 유독 대한민국의 이름이 빠진 자리를 대신해, 전설적 감독들의 귀환이 주는 묵직한 전율이 공간을 가득 메운다. 올해로 78회를 맞는 칸국제영화제엔 이름만으로도 시네필을 설레게 할 거장들이 다시금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영화가 공식 초청작에서 빠진 아쉬운 소식도 뒤로, 칸이 사랑해마지 않은 다르덴 형제의 신작 ‘영 마더스’는 미혼 청소년의 삶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감독 특유의 리얼리즘에 또 한 번 기대가 쏠린다. 로제타, 더 차일드로 두 번의 황금종려상 수상의 역사를 쓴 장 뤼크 다르덴과 장 피에르 다르덴은 사회 약자와 유럽의 현실을 일관되게 조명해왔고, 이번 작품 역시 삶의 끝자락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인간적 시선을 새긴다. 무엇보다 이들이 여전히 카메라를 든다는 사실 만으로 관객들은 영광을 만끽한다. “세계를 뒤흔든 이름들”…칸국제영화제, 다르덴·파나히·링클레이터 집결→시네필 심장 뛰게 한다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맛본 감독은 올해 또 있다. ‘티탄’으로 파격과 논란의 중심이었던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은 에이즈에 걸린 여성이 주인공인 ‘알파’로 돌아왔다. 전작에서 판타지의 극한을 밀어붙였다면, 이번엔 보다 현실적인 서사와 감정의 경계를 뒤흔든다. 극찬과 혹평이 교차하던 ‘티탄’ 이후, 뒤쿠르노 감독이 ‘알파’에서 보여줄 새로운 용기와 넘나듦이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올해 경쟁부문에 오른 이란의 자파르 파나히 감독 역시 시선이 집중된다. 베네치아 황금사자, 베를린 황금곰 거머쥔 영화운동가로, 단편적인 금자탑 뿐만 아니라 작품은 이란 사회의 모순과 인간 내면의 갈등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출국, 제작, 언론 인터뷰 금지라는 현실적 억압을 딛고 만든 ‘심플 액시던트’는 우연한 사고와 두 가족의 얽힘을 통해 영화적 언어의 확장을 꾀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태도와 카메라의 운명에 대한 질문이 또 한 번 칸의 밤을 물들인다. 수상의 역사는 비록 없지만 독자적 영역을 구축한 세계적 이름들도 이번 라인업의 중심을 이룬다. ‘비포’ 3부작, ‘보이후드’ 등으로 오랜 시간 관객의 사랑을 받은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누벨바그’를 통해 거장 장 뤼크 고다르와 프랑스 영화사의 흐름을 스크린 위에 다시 그린다. 웨스 앤더슨 감독은 ‘페니키안 스킴’으로 초호화 출연진의 매력을 예고한다. 자자 코다와 딸의 여정, 코믹 첩보 스릴러라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장르적 경쾌함은 앤더슨의 미장센과 맞닿는다. 베니시오 델 토로, 톰 행크스, 스칼릿 조핸슨, 베네딕트 컴버배치, 브라이언 크랜스턴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조합도 충격적인 스케일로 다가온다. 아리 애스터 감독은 ‘유전’, ‘미드소마’로 호러와 심리극의 한계를 도전한 이후, 팬데믹 초기 미국 소도시 한 가족 이야기를 다룬 블랙코미디 ‘에딩턴’으로 칸의 색다른 공기를 채운다. 호아킨 피닉스, 엠마 스톤, 페드로 파스칼, 오스틴 버틀러 등 개성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배우들이 이름을 올렸다. 전작이 보여준 긴장과 불안, 그리고 새로운 장르 위화감은 이번 신작에 또 어떤 흔적을 새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밖에도 각자의 작품세계를 밀도 있게 다져온 감독들이 올해 칸에 이름을 올렸다. 브라질의 클레버 멘돈사 필류는 ‘시크릿 에이전트’로 1970년대 스릴러의 감각을 재현한다. 스페인 가족 드라마의 결을 새긴 카를라 시몬 감독은 ‘로메리아’로 농촌 소멸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요아킴 트리에는 ‘센티멘탈 밸류’에서 관계의 복잡함과 인간의 감정선을 해부한다. 린 램지 감독은 ‘다이, 마이 러브’를 통해 트라우마라는 이름으로 뒤얽힌 내면과 사랑, 정신 질환의 경계에 선 여성의 세계를 펼쳐보인다. 이들 외에도 켈리 라이카트, 하야카와 치에 등 여성 감독들 역시 각기 ‘마스터마인드’, ‘르누아르’로 시대와 영혼을 새롭게 비춘다. 스크린을 가득 채울 이름들은 각기 자기만의 궤적과 언어로 세상에 이야기한다. 이번 78회 칸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의 빈자리를 잠시 잊게 할 정도로, 거장들의 귀환과 젊은 연출가의 반짝임, 그리고 영화라는 예술의 변주가 어우러진 파노라마를 선사한다. 여운과 질문을 남기는 계절, 시네필의 심장은 다시금 칸의 바다와 하늘 사이에서 뛴다. 칸에서 만날 영화들은 6월 13일부터 프랑스 현지에서 세계의 시선을 기다린다.

짙은 검정 슈트에 담긴 절제된 긴장감, 줄무늬 드레스로 드러난 우아함이 빛을 남겼다. 홍상수가 할리 베리의 손을 맞잡은 채 레드카펫 위에 선 순간, 그곳의 공기는 또 한 번 달라졌다. 클래식한 조명 아래, 칸영화제의 새로운 심사위원단이 긴 여운을 품은 표정으로 관객의 박수와 셔터 소리 속을 천천히 걸었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온전히 다른 문화와 감정의 결이, 홍상수 특유의 침착한 미소와 함께 한 장의 사진처럼 아로새겨졌다. 언제나처럼 그는 말 대신, 묵직한 행동으로 인생의 한 장면을 남겼다. 홍상수 감독은 13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78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경쟁 부문 심사위원 자격으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번 심사위원단에는 심사위원장 쥘리에트 비노슈, 배우 할리 베리, 인도 감독 파얄 카파디아, 이탈리아 배우 알바 로르바체르, 프랑스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 콩고 감독 디웨도 아마디, 멕시코 감독 카를로스 레이가다스, 배우 제러미 스트롱 등이 함께했다. 홍상수는 줄무늬 드레스를 입은 할리 베리와 손을 맞잡고 관객을 향해 밝게 인사했고, 현장의 플래시 세례와 환호 속에서 한국 영화인으로서의 존재감을 깊게 드러냈다. “칸을 물들인 순간”…홍상수·할리 베리, 레드카펫 맞잡은 손→영화인 모두 주목 홍상수는 앞으로 경쟁 부문에 공식 선정된 21편의 영화를 심사하게 된다. 한국 영화인이 칸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것은 이번이 6번째다. 앞서 배우 전도연, 송강호, 박찬욱, 이창동, 신상옥 감독이 이름을 올린 바 있어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칸영화제 조직위는 홍상수에 대해 “수 년 간 칸영화제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라면서, 경쟁 부문 4편,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4편을 올린 성과를 거론했다. 이어 “여전히 변함 없는 순수하고 친밀한 영화 세계를 지키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심사위원 위촉 배경을 밝혔다. 홍상수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년), ‘극장전’(2005년), ‘다른 나라에서’(2012년), ‘그 후’(2017년) 등 네 편이 경쟁 부문에 선정됐으며, ‘강원도의 힘’(1998년), ‘오! 수정’(2000년), ‘하하하’(2010년), ‘북촌방향’(2011년)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칸을 사랑하는 작가, 자신만의 감각과 시선으로 세계 영화인들에게 누차 인정받은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홍상수의 최근 행보 역시 남다른 이목을 받고 있다. 배우 김민희와의 관계에서 아들을 품는 새로운 계절이 찾아오며, 삶과 예술을 오가는 또 다른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빛나는 순간, 이국의 한복판에서 홍상수와 할리 베리가 손을 맞잡고 걷던 시간은 칸영화제 시작을 알리는 또 하나의 상징처럼 남았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영화와 인생의 교차점, 그 미묘한 울림이 레드카펫 위를 맴돌았다. 78회를 맞은 칸영화제는 앞으로 홍상수 심사위원이 함께할 공식 경쟁 부문 21편의 영화와, 심사위원단의 선택을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예정이다.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안경’이 다음달 열리는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프랑스 비평가협회는 17일 공식 누리집을 통해 정 감독의 ‘안경’을 제78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단편 경쟁 부문에서 상영한다고 밝혔다. 이 부문에 한국 애니메이

새벽빛에 반짝이는 실루엣이 한순간 모두의 시선을 붙잡았다. 자오잉쯔가 은색 시스루 드레스를 입고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그 순간, 카메라 셔터 소리와 기대에 찬 눈길이 교차했다. 그러나 장엄한 축제의 공간은 긴장과 분절의 기류로 점차 무거워졌다. 한 여성의 용기와 취향이 ‘규정’이라는 울타리를 만났을 때, 현장에 피어오른 정적은 결코 짧지 않았다.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장면은, 끝내 참여자와 관람객 모두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자오잉쯔는 지난 13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8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 등장했다. 그가 선택한 의상은 과감한 노출의 은색 시스루 드레스로, 현장에 모인 영화 관계자들과 관람객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러나 의상이 문제가 됐다. 결국 주최 측 스태프가 레드카펫에서 그녀를 직접 안내해 퇴장시키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시스루 드레스 논란”…자오잉쯔, 칸영화제 레드카펫 퇴장→규정 변화 시선 쏠려 이 과정은 순식간에 여러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영상으로 공유됐다. 현장에 있던 팬들은 스태프가 수차례 퇴장을 요청했지만 자오잉쯔가 자리를 지켰다고 전했다. 이에 스태프는 단호하면서도 정중한 태도로 자오잉쯔를 카펫 밖으로 인도했다. 이 모습은 레드카펫의 화려함 뒤편에 숨어 있던 규정과 현실의 경계선을 드러냈다. 많은 온라인 이용자들은 자오잉쯔의 퇴장이 영화제의 ‘노출 금지’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짐작했다. 실제로 칸영화제 측은 올해 “품위 유지를 위해 레드카펫, 축제 장내 모든 지역에서 노출된 신체(누드)를 금지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올해 처음으로 공식화된 이 규정은, 레드카펫 의상의 자유와 표현의 경계에 새로운 잣대를 드리웠다. 일부에서는 자오잉쯔가 규정 위반 때문에 퇴장당했다고 봤고, 또다른 누리꾼들은 “다음 입장 순서를 위한 조치였다”고 의견을 냈다. 자오잉쯔는 레드카펫에 서기 전, 개인 SNS인 웨이보를 통해 예정했던 빨간 드레스에 실수로 커피를 쏟아 더러워져 옷을 급히 바꿨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한쪽에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공감한다”는 이해가 이어졌으며, 또 다른 누리꾼들은 인터뷰에서 “드레스를 여러 벌 챙겨왔다”는 자오잉쯔의 말과 배치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불가피했던 선택인지, 혹은 또다른 의도가 숨어 있었는지에 대해 반응은 분분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영화제라는 공적 무대에서의 자유와 규율, 그리고 스타의 자기 표현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다시 한 번 화두를 던졌다. 자오잉쯔가 서 있었던 순간의 공기, 카메라 플래시 아래 빛나던 은빛 드레스, 그리고 퇴장이라는 예기치 못한 결말까지. 세계 영화인이 모인 축제에서 개인의 패션 선택이 거대한 반향으로 이어진 현장의 풍경은, 앞으로도 칸국제영화제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꿀 것이다. 제78회 칸국제영화제는 오는 24일까지 프랑스 칸 일대에서 열리며, 이번 논란을 계기로 레드카펫은 또 한번 새로운 긴장감을 품고 이어질 전망이다.

홍상수 감독이 제78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28일(현지시각) 누리집에 올해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9명의 영화인을 공개했다. 홍 감독은 미국 배우 겸 감독 할리 베리,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으로 지난해 칸 심사

강렬한 조명이 내리쬔 프랑스 칸의 밤, 로버트 드 니로의 목소리는 더 깊고 두터웠다. 명예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무대 위에서 드 니로는 지나간 세월과 시대의 무게를 등지고 있었다. 거장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단단하게 울려 퍼지며 듣는 이들 마음을 하나씩 건드렸다. 감정은 억눌렸지만, 결코 감출 수 없는 분노와 결연이 무대 위 공기를 바꾸는 순간이었다. 미국이 창조의 무대일 수 있는가, 예술이 정치에 위협이 될 수 있는지, 모두의 시선이 그 한마디에 쏠렸다. 로버트 드 니로는 13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8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속물”이라고 부르며 강도 높게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드 니로는 트럼프가 미국을 대표하는 문화기관인 케네디 센터의 수장으로 자신을 임명했다는 점을 꼬집으며, “예술·인문학·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과 자금을 삭감하는 한편,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100% 관세를 물리겠다는 속물 대통령의 행각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창의성에는 값을 매길 수 없으나, 관세는 매길 수 있는 모양”이라는 말로 트럼프의 문화정책을 비꼬았다. “예술은 트럼프에 위협”…로버트 드 니로, 100% 관세 발언 직격→칸 영화제 뒤흔들다 드 니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술 지원 축소, 보수적 문화 정책, 그리고 외국 영화에 부과될 100% 관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예술은 진실이며, 다양성을 포용한다. 그래서 예술은 독재자와 파시스트에게 위협이 된다”고 단언했다. “이 모든 공격을 절대 용납할 수 없고,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며 “영화를 보는 것처럼 우리 모두 가만히 앉아 지켜볼 순 없다. 폭력적이지 않으면서도 앞장서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버트 드 니로는 이날 칸에서 영화 발전에 공헌한 이들에게 수여되는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는 영예도 안았다. 오랜 연기 경력과 강한 목소리로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온 드 니로의 이번 수상은 영화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 문화예술인에게 큰 의미로 남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100% 관세 발언으로 미국 영화업계는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하루 만에 업계 반발로 “최종 결정이 난 건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섰음에도, 해외에서 제작되는 할리우드 영화까지 대상으로 포함돼 미국 내 영화산업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로버트 드 니로는 이미 2016년 대선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사기꾼”이라 부르고, “얼굴을 주먹으로 치고 싶다”고 발언하는 등 수차례 공개 석상에서 거침없는 비판을 이어왔다. 2018년 토니상 시상식장에서는 거친 단어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드 니로의 이번 작심 발언은 칸국제영화제라는 세계적 무대,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이라는 상징적 자리에서 더 강한 울림을 남겼다. 거장의 분노는 단호했다. 영화라는 거울에 투영된 사회의 진실, 그리고 예술이 지닌 근원적 힘에 대한 신뢰가 무겁게 전해졌다. 로버트 드 니로는 “지금 당장, 우리는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관객을 둘러싼 환호와 정적, 그리고 잦아지지 않는 논란은 칸의 밤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전 세계 시네마의 심장이 뛰는 이 순간, 로버트 드 니로의 진심이 스크린 너머로 퍼져가는 가운데, 제78회 칸국제영화제의 문은 영화와 예술의 의미를 다시 물으며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