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 PO 합계 4-2 제압”…부천FC, 18년 만에 K리그1 승격 성공 #부천FC #K리그2 #수원FC
수원종합운동장 분위기는 후반 막판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부천FC의 승격 열망과 수원FC의 잔류 의지가 부딪히면서 양 팀 선수단과 원정·홈 응원단 모두 숨을 죽인 시간이 이어졌다. 부천FC는 수원FC를 상대로 3-2 승리를 거두며 1차전 1-0 승리를 포함한 합계 4-2로 2025시즌 K리그1 승격을 확정했다. 프로 무대 진입 이후 12년, 구단 창단 기준 18년 만에 이뤄낸 1부 입성이었다.
부천FC는 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수원FC를 3-2로 꺾었다. 부천FC는 5일 부천에서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원정에서도 승리하며 합계 스코어 4-2로 승격을 확정했다.
“승강 PO 합계 4-2 제압”…부천FC, 18년 만에 K리그1 승격 성공 / 연합뉴스
부천FC는 프로축구 K리그2 원년 멤버 가운데 올해까지 2부 무대를 지킨 유일한 팀이었다. 승강제 도입과 함께 K리그2 첫 시즌을 치른 이후 12년 동안 승격 문턱에서 좌절을 거듭했으나 이번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수원FC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마지막 남은 K리그2 원년 멤버라는 꼬리표를 떼고 1부 무대에 합류하게 됐다.
부천FC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K리그 강호로 군림했던 부천 SK가 2006년 제주로 연고지를 옮긴 뒤, 지역 축구 팬들의 시민구단 창단 운동을 통해 탄생한 구단이다. 이러한 배경은 K리그2에서 함께 뛰다가 이번 시즌을 마치고 처음 승격해 2025시즌을 K리그1에서 치르는 FC안양과 유사한 창단 서사를 형성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천FC는 2007년 12월 창단 후 K3리그에서 활동했고, 2013년 승강제 도입을 계기로 프로 무대인 K리그2에 진출했다. 2013년 K리그 챌린지 첫 시즌 성적은 7위에 그쳤고, 이듬해에는 10위에 머물렀다. 이후에도 부천FC는 중하위권을 맴돌며 몇 차례 승격 기회를 잡았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시즌이 이어졌다.
2016년에는 정규리그 3위에 오르며 창단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당시 부천FC는 승격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강원F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극장 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해 승격 도전에 실패했다. 이 장면은 부천FC가 승강전 문턱에서 좌절한 대표적인 순간으로 남아 있었다.
K리그2 원년 멤버 가운데 광주FC, 수원FC, 안양은 모두 한 차례 이상 K리그1 무대를 경험했다. 반면 부천FC만 2024시즌까지 2부에 잔류하며 마지막 남은 원년 멤버로 남아 있었고, 2025시즌 승강 플레이오프 승리를 통해 마침내 승격을 이뤄냈다.
부천FC는 2023시즌 정규리그 8위를 기록해 승격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못했다. 이에 부천FC는 절치부심하며 2024시즌을 준비했고, 시즌을 마친 결과 정규리그 19승 10무 10패, 승점 67점으로 구단 역대 최고 순위인 3위를 기록했다. 이 성적으로 K리그2 플레이오프에 선착하며 승강 플레이오프를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부천FC는 성남FC와 맞붙어 0-0으로 비겼다. 무승부에도 불구하고 리그 상위 순위에 따른 어드밴티지를 살려 구단 역사상 최초로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다. 부천FC는 창단 이후 첫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이어 수원FC를 상대로 합계 4-2 승리를 거두며 창단 첫 승격까지 달성했다.
재정 상황도 부천FC의 성과를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부천FC는 지난해 기준 선수 연봉 지출액이 K리그2 13개 팀 가운데 10위인 34억4천932만원에 그쳤다. 이번 시즌 부천FC가 지원받는 전체 예산도 5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시도민구단 가운데에서도 하위권에 속하는 규모로 평가된다.
이러한 예산 구조 속에서 부천FC의 성과는 ‘저비용 고효율’ 사례로 언급된다. 부천FC는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 지출과 예산으로 정규리그 3위,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 창단 첫 K리그1 승격이라는 성적을 동시에 챙기며 효율적인 운영 모델을 보여줬다.
지도체계 안정화는 부천FC 상승세의 바탕이 됐다. 이영민 감독은 2021년부터 부천FC 지휘봉을 잡으며 구단 최장수 사령탑으로 자리 잡았다. 이영민 감독은 스리백 전술을 토대로 조직력을 강화했고,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행동하는 리더십’으로 선수단 신뢰를 쌓았다는 평가다. 이런 리더십이 장기 집권과 성과로 이어지며 승격의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영민 감독은 외국인 선수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젊은 선수들에게 꾸준한 출전 기회를 부여해 주축 전력을 형성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공격수와 국내·외 선수들이 고르게 성장하며 부천FC의 전력 저변이 넓어졌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이영민 감독은 이번 승격으로 부천FC 역사에서 첫 승격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공격진에서는 브라질 출신 공격수 바사니가 핵심 역할을 맡았다. 바사니는 과거 수원 삼성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으나, 부천FC 이적 후 기량을 만개하며 정규리그에서 14골 6도움을 기록했다. 바사니의 활약은 부천FC의 정규리그 최고 순위인 3위 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바사니는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폭설로 인해 하루 연기된 끝에 5일 부천에서 열린 수원FC와의 1차전에서 바사니는 선제 골이자 결승 골을 기록해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도 바사니는 선제 골을 터뜨리며 수원FC를 상대로 연속 득점을 기록했고, 승격의 일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콜롬비아 출신 공격수 몬타뇨도 부천FC 공격력을 끌어올린 또 다른 축이었다. 전남 드래곤즈와 서울 이랜드를 거쳐 부천FC에 합류한 몬타뇨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12골 2도움을 기록하며 개인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몬타뇨는 바사니와 함께 ‘쌍포’로 활약하며 상대 수비를 흔들어 부천FC 공격 전개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부천FC의 승격으로 K리그1 구도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생겼다. 연고 이전으로 얽힌 제주와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부천 SK의 후신인 제주와 부천FC는 2020시즌 K리그2에서 이미 같은 리그에 속한 바 있다. 당시 부천FC는 제주를 상대로 세 차례 맞대결을 펼쳤으나 모두 패했다.
그러나 부천FC는 2024년 4월 코리아컵 3라운드 32강전에서 제주를 1-0으로 꺾으며 상징적인 승리를 거뒀다. 부천FC는 2025시즌 K리그1 승격으로 제주와 다시 한 번 1부 무대에서 맞대결을 치르게 됐다. 과거 연고 이전과 2부 시절 전패, 컵 대회 승리까지 얽힌 양 팀의 맞대결은 2025시즌 K리그1 관심 요소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또한 부천FC 승격으로 K리그2에서 함께 ‘2부 터줏대감’으로 불리던 FC안양과도 처음으로 1부 무대에서 만나게 됐다. FC안양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창단 이후 첫 승격을 확정해 2025시즌 K리그1에 먼저 합류했다. 부천FC와 FC안양은 시민구단 기반의 창단 서사, K리그2 긴 생활, 최근 연이은 승격이라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2025시즌 K리그1에서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부천FC는 승강 플레이오프 합계 4-2 승리를 통해 2025시즌 K리그1 참가 자격을 확보했다. 구단 창단 18년 만에 이뤄낸 첫 1부 승격과 함께, 낮은 예산과 장기 집권 사령탑, 외국인 공격수 쌍포의 활약이 어우러지며 K리그1 무대에서 새 서사를 써 내려갈 채비를 마쳤다. 부천FC의 합류는 제주, FC안양과의 맞대결을 비롯해 2025시즌 K리그1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