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서 온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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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서 온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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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海・香港・台湾・日本映画。화어 영화와 일본어 영화를 번역하고, 일본영화 관련 통역을 합니다. 고독한 도시의 대식가, 어둠의 번역자. 그리고 고양이 메밀(2022. 7월 추정~)
<구로사와 기요시, 21세기의 영화를 말한다>, <비정성시 각본집>
https://bush-juniper-b5b.notion.site/11d2be1280288015bb68c994fd3c2e2e?fbclid=IwY2xjawF4UpFleHRuA2FlbQIxMAABHZLRoKjW3m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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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 보이는군.
December 4, 2025 at 2:08 AM
정말 이상한 게, 올 한해는 평년보다 수입의 1/3이 줄었는데 오히려 풍요로운 느낌이었고, 마감도 계속 폭망하고 있는데 시간이 없으면서도 시간이 많은 느낌이 들었다. 돈에 대한 감각은 아마 절약이 몸에 배서 그런 것 같지만 시간에 대한 이런 감각은 시간을 절약해서....일까, 일 리는 없다.
November 30, 2025 at 9:29 PM
이런 감각은 내 경험과도 관계돼 있는데... 선행학습 같은 게 없던 시절, 한글을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야 뗄 수 있었던 내 모어는 제주어. 처음에 육지말-서울말-표준어는 TV를 통해 말 그대로 바다 건너에서 쓰이는 외국어처럼 다가왔었지.
<비정성시> 첫 상영이 끝나고 뒤풀이에서 농담처럼 이 얘기를 했는데, 맞은 편에 앉은 분이 진지하게 들어주셔서 실은 좀 기뻤어.
November 27, 2025 at 2:52 PM
Reposted by 상하이에서 온 여인
《논어》 번역을 중문학이나 한문학 전공자의 작업으로만 보아서 원래 이렇게 번역하는 거구나 했었다가 사학자 미야자키 이치사다의 번역을 보니까 완전히 별세계였어요… 주희의 해석을 바탕으로 한 번역만 보다가 춘추전국시대의 제도에 근거를 둔 해석을 접하니까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어!

그렇게 사학자 번역을 찾아 읽게 되었는데 미야자키 이치사다로 눈이 한껏 높아져서인지 국내 번역서의 경우는 어문학에 대한 이해가 아쉬운 지점이 자주 보여서… 협업이 답입니다!!
November 25, 2025 at 10:41 AM
Reposted by 상하이에서 온 여인
여겨지는 '백인'과 달랐다. 아시아계 외국인은 어리숙하고 뭘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일본인이 적지 않았다."

"자주 경험하는 일이지만 아동, 노인, 외국인을 향한 '친절'한 배려심은 쉬운 말(반말)을 쓰는 거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종 차이는 보통 자본과 계층의 차이인데, 그걸 어쩌면 인종 차이라고 착각하는지도 모른다. 인종과 계층의 이미지는 강하게 얽혀 있다."

고영란 <일본에서 국문학을 가르칩니다>
November 25, 2025 at 11:29 AM
암튼, 번역자로서도 대단히 흥미로운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큰형 린원슝을 연기한 천쑹융의 민난어! 그리고 찰진 욕설. 또 아자가 광둥어로 말하는 '폭까이'.... 또 그밖에도 4글자씩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문어체' 중국어로 적힌 '유서'까지... 중국어 학습자로서도 자꾸만 음미하게 돼요.
November 20, 2025 at 11:58 AM
번역자로서 위의 통역 장면과 다중언어의 세계가 흥미롭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좀 개인적인 얘기지만 저는 일본어를 먼저 배우고 일본에서 중국어를 배운 뒤에 상하이로 가서 공부를 하면서 상하이 방언을 약간 익혔었는데... '학습'한 언어로서 배운 건 일본어와 표준중국어였기에
자막도 처리되지 않은 환경음처럼 지나가는, 대륙에서 건너온 국민당 군인의 중국어가 가장 깨끗한 발음으로 들렸었어요.
November 20, 2025 at 11:58 AM
이런 다중언어 구사력과 다중언어의 환경은 제국주의 식민지의 경험과 중심 vs.변방의 힘 관계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원량이 상하이 방언을 구사할 수 있는 건 아마 그가 '일본 제국의 일본군'으로서 상하이에 파병됐었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초반에 원량이 '미친 상태'로 등장하는 건 식민지 타이완인으로서 '제국의 군대'에 징집되어 겪은 전쟁의 트라우마 때문.
November 20, 2025 at 11:57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