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으로 비유하면, 작가 머릿속에서는 모든 컷이 동시에 다 펼쳐져서 큰 그림까지 구성되어 있는데, 소설의 독자는 왼쪽 위부터 오른쪽으로 한 칸씩 시간을 경험하기 때문에(이것도 끝까지 읽어주면 감사하기 때문에), 이 단순-순방향 읽기 경험도 신경 써서 잘 다듬어야 함. 학생들은 이걸 신경을 덜 써서 한 번 읽으면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는 소설을 종종 쓰고, 반대로 숙련된 작가들은 한 번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히게 쓰는데, 그렇다고 그 한 번의 경험이 읽기의 전부는 아닌 경우가 많다. 칸막이를 가로지르기 시작하면 다른 게 보임.
November 26, 2025 at 3:25 AM
이 그림으로 비유하면, 작가 머릿속에서는 모든 컷이 동시에 다 펼쳐져서 큰 그림까지 구성되어 있는데, 소설의 독자는 왼쪽 위부터 오른쪽으로 한 칸씩 시간을 경험하기 때문에(이것도 끝까지 읽어주면 감사하기 때문에), 이 단순-순방향 읽기 경험도 신경 써서 잘 다듬어야 함. 학생들은 이걸 신경을 덜 써서 한 번 읽으면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는 소설을 종종 쓰고, 반대로 숙련된 작가들은 한 번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히게 쓰는데, 그렇다고 그 한 번의 경험이 읽기의 전부는 아닌 경우가 많다. 칸막이를 가로지르기 시작하면 다른 게 보임.
이거 이야기인데요, 제가 어제 완성한 단편이 흐름도 이상하고 괴상하게 웃겨서 동네방네 소문내고 싶은데, 이게 지면을 찾기까지, 또 대부분 독자는 단편집으로 묶여야 읽게 되니까 다른 거랑 모아서 책으로 내기까지 최소 2년은 걸리겠죠? 그때쯤이면 저는 단편 기준으로 환산해서 최소 열댓 편은 더 쓴 뒤일 거라 지금의 감흥은 덮어쓰기가 돼서 좀 가물가물할 거고요. 그런 먼 만남… 시연이 없는 예술 장르의 아쉬움은 이런 거 같아요.
July 18, 2025 at 3:49 AM
이거 이야기인데요, 제가 어제 완성한 단편이 흐름도 이상하고 괴상하게 웃겨서 동네방네 소문내고 싶은데, 이게 지면을 찾기까지, 또 대부분 독자는 단편집으로 묶여야 읽게 되니까 다른 거랑 모아서 책으로 내기까지 최소 2년은 걸리겠죠? 그때쯤이면 저는 단편 기준으로 환산해서 최소 열댓 편은 더 쓴 뒤일 거라 지금의 감흥은 덮어쓰기가 돼서 좀 가물가물할 거고요. 그런 먼 만남… 시연이 없는 예술 장르의 아쉬움은 이런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