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신문] "기자도 가봤다" 임영웅, "어쩌지, 더 좋아졌어!" 희망으로 시작해 영원으로 끝난 대구콘서트 #임영웅 #limyoungwoong #IMHERO #2025전국투어 #콘서트후기 #영웅시대 #정규2집 #순간을영원처럼 #김경혜기자 #topstarnews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이 특별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수 임영웅은 특별하게 느껴지는 사람을 넘어, 존재 자체가 그냥 특별한 사람이었다.
2025년 11월 9일 일요일, 임영웅 'IM HERO TOUR 2025 - 대구' 콘서트 3일 공연 중 마지막 날 공연을 온전히 즐기고 왔다.
임영웅/물고기뮤직
1. 눈부신 아우라: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의 왕자님
영화 '보물섬'에 나올 법한 범선을 타고 등장, '원더풀 라이프'를 부른 오프닝 무대를 시작으로 마지막 '인생찬가'에 이르기까지, 임영웅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의 왕자님처럼 공연 내내 후광을 달고 다녔다.
실물은 잘생김을 넘어 쌍라이트를 백만 개 켠 듯한 눈부신 아우라 그 자체였다.
복숭아꽃처럼 화사한 이목구비와 천사의 날갯짓 같은 사랑스러운 제스처, 그리고 바라만 봐도 마음이 정화될 것 같은 온화한 미소는 천재 화가가 캔버스에 섞어놓은 아름다운 색의 조화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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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물고기뮤직
2. 무심한 듯하지만, 영웅시대를 향한 관찰 카메라
'뽕숭아학당'에서 부른 I'm Not The Only One(아임 낫 디 온리 원) 영상이 얼마 전 98번째 천만영상이 되었다는 이야기로 말문을 연 임영웅은, 스트리밍은 물론 유튜브까지 일일이 다 챙겨 보고 투표까지 하는 영웅시대가 정말 대단하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심지어 "오늘 상 받아서 관련 영상까지 찍었다"라며 수상의 기쁨을 팬들에게 돌리는 모습에서, 임영웅은 마치 영웅시대의 24시간을 애정 깊게 바라보는 관찰 카메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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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물고기뮤직
3. 황홀한 영상미: 3면 스크린을 통한 작품 감상
2025년 콘서트에 새롭게 도입된 3면 스크린은 초대형 스크린 X를 보는 듯했고, 양쪽 벽면의 세로캠 덕분에 임영웅의 모습을 더욱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이 3면 스크린 때문에 "공연을 한 번 더 보고 싶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영상은 아름답고 눈부셨다.
노래마다 달라지는 스크린 영상은 단순한 구색 맞추기가 아닌 한편의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황홀함을 선사했다.
영상을 보는 내내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에 나오는 "예전에 한 어린아이는 별을 보고 달가루라고 말했다"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3면이지만 실제로는 5면이었던 이 스크린을 보며, "임영웅이 또 돈 벌 생각 않고 팬 생각만 했구나. 역시 돈 쓸 줄 아는 임영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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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물고기뮤직
4. 우리의 카드 섹션: 업그레이드된 응원봉 기획력
공연 관람 전 모두 공식 응원봉을 연동해온 덕분에, 응원봉은 좌석마다 저마다 다양한 빛을 내며 공연장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었다.
임영웅이 '우리에게 안녕'을 부를 땐 '안녕'이라는 글자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다른 노래에선 하트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등 마치 학창 시절 단체로 했던 카드 섹션이 연상되었다.
임영웅의 기획력 역시 응원봉만큼이나 업그레이드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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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물고기뮤직
5. 진심 어린 잔망: 가족에게만 보여줄 수 있는 애교 섞인 투정
임영웅의 말과 행동은 밑도 끝도 없는 까불거림이 아니었다.
그 속에는 영웅시대를 향한 애정이 가득했다.
노래방 기기가 등장한 '영웅 노래자랑'에선 팬들이 적어 온 선곡 번호로 '밀당'을 하기도 하고 대뜸 관객에게 마이크를 넘기며 노래 감상을 하기도 하며 재치 있는 진행을 이끌어갔다.
팬들의 애간장을 태우는 것도 당연 최고였다.
"저는 전통 트로트 강자는 아니다"라는 말에 팬들이 강한 아우성에 보내자 손사래를 치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정말 힘들어서, 안무가 자꾸 틀려서 '얼씨구'는 이제 진짜 안 할 거다"라며 생떼 부리는 아이처럼 무대 위에 드러눕는 모습을 보며, "임영웅은 팬들을 정말 가족처럼 생각하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가족이나 가장 친한 친구에게나 할 수 있는 애교 섞인 투정을 보여주던 임영웅. 진짜 안 할 것처럼 하다가도 온몸을 불살라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그의 특급 잔망에 놀아나지 않을 심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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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물고기뮤직
6. 뷔페식 세심한 배려: 최상급 귀빈 대접
최상급 귀빈의 대접을 받는다고 느낄 만큼 임영웅은 사소한 것까지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11월의 찬 바람을 대비해 종합 안내소, MD 판매 부스 등을 모두 내부에 설치하는가 하면, 생수, 온수, 커피, 각종 차를 무료 제공하는 쉼터를 마련했다.
그리고 대기 줄이 필요 없는 임시 화장실과 포토존마다 스태프를 배치해 인생 샷을 남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공연장 안팎까지 수많은 스태프와 안전 요원들을 배치해 어디를 가나 편리함을 주었다.
여기에 기존 방석과는 디자인을 달리한 하트 쿠션과, 쿠션 위에 놓인 임영웅표 전용 디퓨저까지, 향기마저 나눠주는 그의 배려는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뷔페식 배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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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물고기뮤직
7.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통행: 우리가 되어야 할 콘서트
팬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과 소중한 이야기들을 공연 무대의 콘텐츠로 활용하기도 하고, 공연 중간중간 소통을 위한 대화를 이끌어 나가면서 동행하는 공간, 공감하는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한 임영웅은 콘서트의 주인공은 혼자가 아닌 '우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했다.
그렇게 임영웅의 콘서트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서 말과 마음을 나누며 최상의 즐거움을 누리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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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물고기뮤직
8. 노래하는 스토리텔러: 희망으로 태어나 희망으로 사라지는 삶의 이야기
임영웅의 가장 훌륭한 점은 단순히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대구 콘서트에서 보여준 그의 노래는 우리의 인생을 한 편의 이야기로 그려내는 것 같았다.
'원더풀 라이프', '나는야 히어로'로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희망을 이야기했고, 삶이란 희망뿐 아니라 이별로도 이루어져 있음을 '모래 알갱이'나 '우리들의 블루스'로 노래했다.
하지만 이별이 꼭 슬픔이 아닌 삶의 아름다웠던 추억 한 조각이 될 수도 있음을 '폴라로이드'나 '비가 와서'로 들려주었고, 이별 후 누군가를 새로 만나 들꽃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소박한 꿈을 대신 전해주기도 했다.
그리고 임영웅은 희망과 이별과 행복과 실패를 반복하는 우리의 삶은 그 모든 순간들이 쌓여 영원이 되는 것이니 이왕이면 행복하게 웃으며 '순간을 영원처럼' 살아가자는 처방전을 내놓았다.
그런 후 그는 우리가 살아가다 영원한 이별을 맞이한다 해도 그 순간의 영원들은 '천국보다 아름다운' 것들이니 별빛 같은 사랑은 나누며 함께 나아가자고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그는 2025년 콘서트를 통해 정규 2집과 기존의 노래들로 '사람은 희망으로 태어나서 희망으로 사라진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 것 같았다.
나는 세상에서 이렇게 훌륭한 스토리텔러를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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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물고기뮤직
9. 기억할게 영원히
임영웅은 "이미 지나간 일은 잘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는 편인데, 영웅시대와의 추억만은 잘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나도 마찬가지다. 지나간 콘서트의 내용은 세밀하게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상상만 해도 꿈만 같았던, 그리고 불가능했던 일을 함께 만들어 간 임영웅과 나누었던 이날의 공기와 온기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인간 세상이 아닌 무릉도원에서 나비와 함께 즐거이 뛰어놀다 온 것 같은 임영웅 전국투어 대구 콘서트.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콘서트장을 빠져나오는 순간 내 입에서 이 말이 흘러나왔다.
"어쩌지, 나 임영웅이 (더) 좋아졌어. 빨리 돈 벌어서 호남평야 사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