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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지친 레즈의 손뜨개/독서 일지📝
(매우) 종종 읽고 뜹니다🧶
커튼이나 쿠션 등을 교체하면 순간적으로 기분이 진정될지도 모르지만, 금세 또 뭔가를 바꾸고 싶은 불만이 솟구친다. 돈을 들일수록 불만이나 불안이 해소될 거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극명한 변화일수록 그 순간의 기분 전환은 되겠지만, 생각처럼 오래가지 않고 또 뭔가를 갖고 싶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p.128~129
December 3, 2025 at 3:39 AM
사실 물건의 위치나 사용하는 방식을 조금 바꿔보면 이미 가진 것으로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 바로 구매하는 것이 습관인 경우, 현재 상황을 바꾸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결국 물건을 늘린다.
예를 들어 지금 지내는 집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을 때 나는 우선 정성을 들여 청소하거나 물건의 배치를 바꿔본다. 이러면 들어가는 돈은 제로다. 하지만 바로 돈을 들여 변화시키려고 하면 지금 있는 물품을 처리하는 비용, 새로운 물품을 구매하는 비용이 필요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게 된다.
December 3, 2025 at 3:39 AM
비율을 정해서 억눌린 느낌을 받는다면 그만큼 다른 곳에서 스트레스를 발산하거나 조절할 필요가 생긴다. 그러면 쓸데없는 소비가 필요해진다. -p.114~115
December 2, 2025 at 6:45 AM
무리하면 돈이 들어간다. 사실 일의 비율도,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일상의 비율도, 취미의 비율도 전부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느새 권리를 박탈당한 것처럼 생각한다. 이는 자신이 현재 처한 환경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드는 한 요인이다.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이 생기면 일, 취미, 일상의 모든 것이 그저 하기만 해도 즐겁다.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이라면 뭐든 취미처럼 즐길 수 있음을 저소비 생활을 통해 확실히 알았다.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 세상이나 누군가가 "넌 일을 삶의 90퍼센트만큼 해야 해"라고 멋대로
December 2, 2025 at 6:45 AM
결과가 감쪽같지 않다면 잇믐 의미가 없다. 감쪽같이 잇는 게 불가능하다면 나는 차라리 눈에 띄는 솔기가 낫다고 생각한다. -p.68~69
December 1, 2025 at 12:27 PM
가끔 앞면이 어디냐는 질문을 받는다. 나는 "앞면은 여러분이 보기에 가장 좋아 보이는 곳이에요."라고 대답한다. -p.53~54
November 30, 2025 at 12:22 PM
엘르자베스 짐머만, 눈물 없는 뜨개
bsky.app/profile/heat...
고대의 스웨터들은 하나같이 너무나 고르고 단정했기 때문에 나는 옛날 사람들이 놀라울 만큼 뜨개를 잘했을 거라 생각하곤 했다. 지금은 그들도 나처럼 울퉁불퉁 느슨하게 뜨개를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변화를 가능하게 한 것은 시간, 모두에게 평등한 시간과 무수한 세탁이었다. -엘리자베스 짐머만, "눈물 없는 뜨개", p.29~30
November 30, 2025 at 7:25 AM
흔히 일에서 한숨 돌린다고 하면 취미 생활을 즐기려고 하는데, 나는 일과 취미를 대립 관계로 의식했기 때문에 일에서 벗어나기 위한 취미가 되어버려 양쪽의 균형을 맞추지 못했다. 하지만 일과 취미에 더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일상의 존재를 깊게 의식하자 일과 취미가 대립하지 않고, 모든 생활을 하나로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었다.
밥을 짓거나 창문을 닦거나 바닥을 쓸거나 천천히 목욕을 하는 등 일상의 존재를 잊지 않고 지낼 때는 과장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p.109
November 27, 2025 at 8:12 AM
예전에는 여기저기에 돈을 쓰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필요한 것에 필요한 만큼 돈을 쓰는 것이 자유임을 깨달았다. 나에게 맞지 않는 방법은 빠르게 중단하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관리하기에도 편하다. -p.69
November 23, 2025 at 11:34 AM
근데 또 장담은 못함ㅎ
November 23, 2025 at 8:26 AM
가제노타미, "저소비 생활" 문장 타래
내가 깨달은 답은 이렇다. '적은 물건과 돈으로 살아가 는 일=제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일'이라고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참기보다 불필요한 물건을 짊어진 생활이나 소비 흐름을 제자리로 되돌린다고 생각하면, 자연스레 생활이 간소화되고 돈이 이전보다 필요 없어진다. 즉 '저소비 생활'이라는 생활 방식은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로 되돌아가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가제노타미, "저소비 생활", p.9
November 23, 2025 at 3:03 AM
'닭은 슬픔을 느낀다'라는 문장은 너무 단출한 감이 있다. 더 정확한 표현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닭은 침팬지나 코끼리, 염소와 마찬가지로 슬픔을 느끼는 능력이 있다. 그들 각자의 성격과 전후 사정에 따라 슬픔은 드러날 때도 있고 드러나지 않을 때도 있다. 바로 우리가 그러하듯이. 닭이나 염소, 고양이와 함께 살더라도 그들이 다른 개체를 잃고 슬픔을 격렬하게 표현하는 모습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바버라 J.킹,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p.17
November 23, 2025 at 3:03 AM
후안 엔리케스, <무엇이 옳은가> 문장 기록 타래
극단적으로 양극화되고 스스로 확실하다고 여기는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보다 겸손한 태도와 덜 비난하는 자세, 그리고 후손들이 지금 우리의 행위를 놓고 야만적으로 여기리란 사실에 대한 깨달음이다. -후안 엔리케스, <무엇이 옳은가>, p.22
November 23, 2025 at 3:03 AM
데번 프라이스, 수치심 버리기 연습
문장 타래
진정한 연대를 구축하려면 모든 사람의 싸움에는 근거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나아가 어떤 사람의 투쟁은 훨씬 더 다양한 교차성을 지니며, 고통받는 사람 또한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가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데번 프라이스, 수치심 버리기 연습 p.37
November 23, 2025 at 3:03 AM
혹시 나처럼 현실적인 여건이 여의치 않고 통이 크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어떤 세계를 피워보지도 못하고 축소해버리고 마는 것에 좌절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이것만큼은 꼭 말해주고 싶다. 살면서 그런 축소와 확장의 갈림길에 몇 번이고 놓이다 보니, 축소가 꼭 확장의 반대말만은 아닌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되었다. 때로는 한 세계의 축소가 다른 세계의 확장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축소하는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확장이 돌발적으로 벌어지기도 한다. 축소해야 할 세계와 대비를 이뤄 확장해야 할 세계가 더 또렷이 보이기도 한다. (...)
November 23, 2025 at 3:03 AM
서라미, <아무튼, 뜨개> 문장 타래
한 번에 한 걸음씩만 나아갈 수 있는 일을 누군가 꽉 막힌 활동이라고 표현한다면, 세상에 뜨개보다 꽉 막힌 활동은 없다. 뜨개에는 지름길도 요령도 없다.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걷다가 지루해지면 자전거나 자동차를 탈 수 있다. 이 길이 싫증 나면 다른 길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뜨개에는 속도를 낼 수 있는 다른 수단도, 돌아갈 수 있는 다른 길도 없다. 무한 겉뜨기가 아무리 지루한들 내 두 손으로 10만여 코를 모두 떠내지 않고서는 마칠 방법이 없다. (중략)
November 23, 2025 at 3:03 AM
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문장 타래
철학에는 어떤 것들이 이름을 얻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사상이 있다. 이 사상은 정의, 향수, 무한, 사랑, 죄 같은 추상적인 개념들이 천상의 에테르적 차원에 머물면서 인간이 발견해줄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누군가를 그것들의 이름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존재하기 시작한다고 본다. 이름으로 불리는 순간 개념은 현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실재"가 된다. 우리는 전쟁, 휴전, 파산, 사랑, 순수, 죄책감을 선언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다. 이렇듯 아이디어를 상상의
November 23, 2025 at 3:03 AM
이 세상에 지금 내가 살아 있다는 감각이란 '아름답다'라거나 '짜릿하다' 같은 형용사가 아닌 '있다', '보다', '느끼다' 같은 동사로 온다. 그러니 우리는 자꾸 움직여야 한다. 우울이나 불행에 가만히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 그렇게 어떻게든 움직일 때,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작동할 때, 비로소 진실로 살아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안수향, <아무튼, 서핑> p.106
November 23, 2025 at 3:03 AM
김애란, "이 중 하나는 거짓말" 문장 기록 타래
지우는 종종 우울에 빠져들 때면 손에 미술용 떡지우개를 쥐고 굴렸다. 그러면 어디선가 옅은 수평선이 나타나 가슴을 지그시 눌러주는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대단히 훌륭한 사람은 될 수 없어도 그럭저럭 무난하고 무탈한 삶을 살아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일었다. 물론 그런 기분은 잠시뿐이고, 나쁜 일은 계속 일어나며, 사람들은 쉽게 잊는다는 걸 알았지만. 스스로에게 희망이나 사랑을 줄 만큼 충분히 강하지 못해 지우는 자신에게 겨우 '할일'을 줬다. 그중 하나가 연필 가루를 얹는 일, 선 위에 또다른 선을 보태는 일이었다. -p.8
November 23, 2025 at 3:03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