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ner/시한부 한량/S Univ./✨
쓰러지기 전에 못 나가면 쓰러지면 되지.
어설프게 연기하다 들키지 말고 진짜 쓰러질 만큼 마시자. 그렇게 작정하고 마시기 시작했는데 취하질 않는다.
술이 센 편이긴 했다. 최근엔 거의 마시지 않지만 학부 때는 소주 여덟 병을 마시고도 두 발로 멀쩡하게 걸어서 집에 들어갔다. 필름이 끊긴 적도 없었다.
안 마시면 주량이 줄어드는 줄 알았더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다.
쓰러지기 전에 못 나가면 쓰러지면 되지.
어설프게 연기하다 들키지 말고 진짜 쓰러질 만큼 마시자. 그렇게 작정하고 마시기 시작했는데 취하질 않는다.
술이 센 편이긴 했다. 최근엔 거의 마시지 않지만 학부 때는 소주 여덟 병을 마시고도 두 발로 멀쩡하게 걸어서 집에 들어갔다. 필름이 끊긴 적도 없었다.
안 마시면 주량이 줄어드는 줄 알았더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다.
A는 술에 취해 과거의 절망 어디쯤을 허우적거리다가 이런 식으로 나에게 전화를 건다. 전화를 걸어서 작정이라도 한 듯이 저주를 퍼붓는다. 한평생을 불쌍하게 살아온 팔자 사나운 새끼가 너 이 정도 신세 한탄도 못 하냐고 A는 그러지만……
A는 술에 취해 과거의 절망 어디쯤을 허우적거리다가 이런 식으로 나에게 전화를 건다. 전화를 걸어서 작정이라도 한 듯이 저주를 퍼붓는다. 한평생을 불쌍하게 살아온 팔자 사나운 새끼가 너 이 정도 신세 한탄도 못 하냐고 A는 그러지만……
나 혼자 붕 떠있는 듯한
기분이 좋았다.
나 혼자 붕 떠있는 듯한
기분이 좋았다.
나와 대화하는 걸 퍽 어려워 하면서도, 침묵이 너무 길어지면 눈에 띄게 불편해하는 그와 반대였다.
나와 대화하는 걸 퍽 어려워 하면서도, 침묵이 너무 길어지면 눈에 띄게 불편해하는 그와 반대였다.
펭귄이 허들링하듯 또래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운데 동떨어진 그녀는 누가 봐도 외톨이였다.
펭귄이 허들링하듯 또래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운데 동떨어진 그녀는 누가 봐도 외톨이였다.
처음이라 아무런 비교군이 없다고 해도 틀림없이 좋은 것은 좋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처음이라 아무런 비교군이 없다고 해도 틀림없이 좋은 것은 좋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는 호기롭게 참이슬 빨강이를 먹어야 할 것 같고, 유행을 따라가려면 두꺼비가 그려진 진로 소주를 마셔야 할 것 같다. 제주에
가면 한라산을, 부산에 가면 시원이나 좋은테이를, 충청에 가면 시원청풍을, 전남에 가면 잎새주를 마셔야 하고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는 호기롭게 참이슬 빨강이를 먹어야 할 것 같고, 유행을 따라가려면 두꺼비가 그려진 진로 소주를 마셔야 할 것 같다. 제주에
가면 한라산을, 부산에 가면 시원이나 좋은테이를, 충청에 가면 시원청풍을, 전남에 가면 잎새주를 마셔야 하고
맥주의 장점은 작정하고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서 "커피 한잔 할까?"에서 반 보만 앞으로 나아가도 "맥주 한잔 할까?"까지 올 수 있다.
빨강, 파랑, 초록의 원색적인 플라스틱의자에 앉아 새우깡이나 오징어 따위를 대충 펼쳐 놓고 맥주를 마실 때면 이런 멘트가 나옴직하다.
"야, 나랑 사귈래?"
맥주의 장점은 작정하고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서 "커피 한잔 할까?"에서 반 보만 앞으로 나아가도 "맥주 한잔 할까?"까지 올 수 있다.
빨강, 파랑, 초록의 원색적인 플라스틱의자에 앉아 새우깡이나 오징어 따위를 대충 펼쳐 놓고 맥주를 마실 때면 이런 멘트가 나옴직하다.
"야, 나랑 사귈래?"
내가 대학교를 다닐 때 학교 앞에 있던 막걸리집은 지하에 있어서인지 인터넷이 잘 터지지 않아서 뭔가를 검색하거나 카톡이라도 보낼라치면 일 층까지 올라가야 했다. 덕분에 술을 마시는 동안 의도치 않은 디지털 디톡스를 하게 되었고, 친구의 이야기에 온몸을 풍덩 담글 수 있었다.
내가 대학교를 다닐 때 학교 앞에 있던 막걸리집은 지하에 있어서인지 인터넷이 잘 터지지 않아서 뭔가를 검색하거나 카톡이라도 보낼라치면 일 층까지 올라가야 했다. 덕분에 술을 마시는 동안 의도치 않은 디지털 디톡스를 하게 되었고, 친구의 이야기에 온몸을 풍덩 담글 수 있었다.
전은 '굽는다'거나 '튀긴다'는 동사보다는 역시 '부친다'에 찰싹 달라붙는다. 단어에 딱 붙는 동사를 쓰면 날씨에 어울리는 술을 마실 때만큼이나 속이 시원하다. 타닥타닥타타. 차륵차륵차륵. 파전 부치는 소리는 빗소리랑 꼭 잘어울린다. 두어 장 부치고 나면 살얼음이 생기도록 냉동실에 넣어둔 막걸리를 꺼낸다.
전은 '굽는다'거나 '튀긴다'는 동사보다는 역시 '부친다'에 찰싹 달라붙는다. 단어에 딱 붙는 동사를 쓰면 날씨에 어울리는 술을 마실 때만큼이나 속이 시원하다. 타닥타닥타타. 차륵차륵차륵. 파전 부치는 소리는 빗소리랑 꼭 잘어울린다. 두어 장 부치고 나면 살얼음이 생기도록 냉동실에 넣어둔 막걸리를 꺼낸다.
독일은 영국보다 산업화가 늦었다. 그러나 영국이 겪은 과정을 참고하면서 빠르게 압축 성장할 수 있었다. 헌법 또한 그렇다. 바이마르공화국 헌법은 후고 프로이스 같은 법철학자, 법이론가들이 스위스, 영국, 미국 등의 헌법과 정부 구조 등을 분석하고 조합해
독일은 영국보다 산업화가 늦었다. 그러나 영국이 겪은 과정을 참고하면서 빠르게 압축 성장할 수 있었다. 헌법 또한 그렇다. 바이마르공화국 헌법은 후고 프로이스 같은 법철학자, 법이론가들이 스위스, 영국, 미국 등의 헌법과 정부 구조 등을 분석하고 조합해
이미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 사람들의 시선이 응원으로 바뀔 수 있으니까, 그런 미래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미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 사람들의 시선이 응원으로 바뀔 수 있으니까, 그런 미래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샤워하고 나와 미숫가루를 타 먹을 때. 목이 말라 무작정 보이는 카페로 들어가 냉커피 한잔 들이켤 때.
비 내린 저녁, 열기가 한풀 꺾인 치킨집에서 맥주를 마실 때. 제철 과일을 베어 물 때가 아니면.
샤워하고 나와 미숫가루를 타 먹을 때. 목이 말라 무작정 보이는 카페로 들어가 냉커피 한잔 들이켤 때.
비 내린 저녁, 열기가 한풀 꺾인 치킨집에서 맥주를 마실 때. 제철 과일을 베어 물 때가 아니면.
언제나 달콤한 복숭아, 시원한 수박, 상큼한 샤인머스캣 같은 여름날 간식 같은 것
땀 냄새로 뒤범벅이 된 만원 전철 안에서 보게되는 불꽃놀이.
언제나 달콤한 복숭아, 시원한 수박, 상큼한 샤인머스캣 같은 여름날 간식 같은 것
땀 냄새로 뒤범벅이 된 만원 전철 안에서 보게되는 불꽃놀이.
형광등, 가지런히 줄 맞춰 놓인 하얀 책상과 의자, 거기 앉은 학생들. 칠판을 등지고 서있는 학원 강사에게서는 수상한 기운을 감출 수 없다. 그리고 복도에서 들려오는 말소리
형광등, 가지런히 줄 맞춰 놓인 하얀 책상과 의자, 거기 앉은 학생들. 칠판을 등지고 서있는 학원 강사에게서는 수상한 기운을 감출 수 없다. 그리고 복도에서 들려오는 말소리
행복은 순간이고 여운도 짧다. 불행은 자주 오고 여운도 쓸데없이 긴데.
먼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배를 내어 주고 싶다가도 소유물처럼 나와 함께 침몰해 주길 바라고 있어.
부족한 게 없어 보이는 어른들 선물 사는 게 제일 어렵다.
행복은 순간이고 여운도 짧다. 불행은 자주 오고 여운도 쓸데없이 긴데.
먼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배를 내어 주고 싶다가도 소유물처럼 나와 함께 침몰해 주길 바라고 있어.
부족한 게 없어 보이는 어른들 선물 사는 게 제일 어렵다.
우리는 뱀의 머리, 용의 꼬리 라고하는데.
우리는 뱀의 머리, 용의 꼬리 라고하는데.
다만 어디선가 주워 온 아이스크림 막대로 흙바닥에 끄적거리면서 놀다가,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그들이 했던 말을 일일이 떠올리면서 천천히 곱씹을 뿐이었다.
알아듣지 못할 말들이 많아도 상관없었다. 일단 기억하기만 하면 되는 거였고,
다만 어디선가 주워 온 아이스크림 막대로 흙바닥에 끄적거리면서 놀다가,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그들이 했던 말을 일일이 떠올리면서 천천히 곱씹을 뿐이었다.
알아듣지 못할 말들이 많아도 상관없었다. 일단 기억하기만 하면 되는 거였고,
이 불화는 걷던 이가 걸음을 멈출 때, 가슴의 목걸이가 작게 흔들리는 움직임을 표현했다. 그가 멈춰섰을 때 작은 방울 소리도 함께 흔들린다. 누군가 애틋한 이가 뒤돌아 천천히 사라지는데,
이 불화는 걷던 이가 걸음을 멈출 때, 가슴의 목걸이가 작게 흔들리는 움직임을 표현했다. 그가 멈춰섰을 때 작은 방울 소리도 함께 흔들린다. 누군가 애틋한 이가 뒤돌아 천천히 사라지는데,
프랑스어로 앙리(Henri)이고,
포르투갈어로 엔히크(Henrique)
프랑스어로 앙리(Henri)이고,
포르투갈어로 엔히크(Henrique)
하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순간이 드물게 찾아온다. 이를테면 배터리가 똑 떨어졌는데 고속버스를 타고 네시간을 달려야한다거나, 억지로 끌려온 콘퍼런스에서 두시간을 버텨야하는 상황 등. 휴대폰도 TV도 책도 없이 오로지 시간과 나만 존재하는 거대한공백
하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순간이 드물게 찾아온다. 이를테면 배터리가 똑 떨어졌는데 고속버스를 타고 네시간을 달려야한다거나, 억지로 끌려온 콘퍼런스에서 두시간을 버텨야하는 상황 등. 휴대폰도 TV도 책도 없이 오로지 시간과 나만 존재하는 거대한공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