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 드론에 남겨진 마지막 시선"…궁금한 이야기Y 故이재석 경사, 진실의 기록→두 사건에 서린 사회적 질문 #궁금한이야기Y #이재석경사 #캠퍼스폭로전
삶과 죽음의 경계에는 늘 누군가의 신념과 또 누군가의 침묵이 교차한다. SBS '궁금한 이야기Y'는 한 젊은 경찰관이 남긴 2시간의 마지막 기록과, 평생을 쌓아 올린 명예를 두고 벌어지는 캠퍼스 저격전을 따라간다. 드론에 담긴 순간들과 뒤엉킨 진술들 사이, 진실은 어디에 머물러 있었을까.
지난 9월 11일 새벽, 인천 광역시 영흥면의 길마섬. 깊은 어둠 속에서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뒤, 이재석 경사는 서둘러 현장에 도착했다. 조류에 휩쓸린 70대 중국인 관광객을 구하기 위해 구명조끼를 건네는 순간, 그 또한 거센 물살에 고립되고 말았다. 온 힘을 다해 파도를 견디며, 생명줄 같은 드론을 바라보던 이재석 경사의 눈빛이 영상에 오래 머물렀다. 물이 차오르고, 한 사람은 살아 돌아왔으나, 정작 이재석 경사는 돌아오지 못했다.
"순찰 드론에 남겨진 마지막 시선"…궁금한 이야기Y 故이재석 경사, 진실의 기록→두 사건에 서린 사회적 질문 / SBS
SBS가 공개한 근 2시간 분량의 순찰 드론 영상은, 유가족에게 또 다른 질문을 남겼다. “아들의 마지막을 이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어머니의 외침, 그리고 “살릴 수 있었던 순간이 몇 번 있었다”는 가족의 절규는 구조 지연과 대응 실패 의혹을 더욱 짙게 했다. 구조된 관광객은 감사 인사 한 마디조차 없이 떠났고, 이재석 경사는 동료들의 구조를 끝까지 기다리다 바다에 몸을 맡겼다. 그러나 이날 드론에 기록된 동료들의 행적과 이후의 은폐 정황은,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을 더욱 무겁게 한다.
이 날 방송의 또 다른 장면은, 대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펼쳐진 폭로전이다. 한 통의 이메일이 평화롭던 캠퍼스를 뒤흔들었다. 40년 넘게 음악학과에 재직한 김현옥 교수와 얼굴조차 모른다던 ‘수정’ 씨의 실명 고발. 수정 씨는 내연 관계를 통해 교수 일가의 재산이 빼돌려졌다고 호소했고, 김 교수는 “전부 다 거짓”이라며 극구 반박했다. 자신을 명예훼손의 피해자로 지목하며,“안면도 없는 사람에 수년째 음해당했다”는 김 교수의 목소리엔 억울함과 분노가 동시에 배어 있었다.
3년에 걸친 저격과 진실게임은, 폭로와 해명, 그리고 고통받는 모두의 서사를 드러낸다. 제작진이 조사한 기록과 인터뷰 사이로 의혹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또 하나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사라진 정의의 흔적, 무너진 신뢰의 경계에서 SBS '궁금한 이야기Y'는 이재석 경사의 마지막 눈길과 진실 공방의 현장을 기록했다. 조용한 바다와 시끌벅적한 캠퍼스, 각기 다른 인물의 절박한 사연은 금요일 밤 8시 50분, 시청자의 곁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