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징계 논란”…사격 유망주, 후배 괴롭힘→8개월 자격정지 처분 #사격유망주 #서울시사격연맹 #스포츠윤리센터
침묵조차 무거웠다. 의욕적으로 입학한 신입 사격부원에게 쏟아진 괴롭힘과 성추행, 그리고 결국 운동장을 떠나야 했던 피해자의 퇴장은 또 다른 상처를 남겼다. 한때 ‘미래의 별’로 불린 선배 선수는 자신이 만든 그림자 앞에서 징계받았다.
서울 소재 H고등학교 사격부에서 동성 후배에 대한 괴롭힘과 성추행 혐의로 사격 유망주가 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성추행 징계 논란”…사격 유망주, 후배 괴롭힘→8개월 자격정지 처분 / 연합뉴스
해당 사건은 2024년 서울 H고 사격부에서 발생했다.
피해자인 B 군은 2023년 봄 새로 입학한 1학년으로, 사격부 2학년 선배 A 군에게 지속적인 괴롭힘과 신체 접촉, 강요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5월 대회 기간 중, 훈련장과 합숙소에서 신체에 물을 뿌리는 등 B 군에 대해 상의를 탈의한 채 신체 접촉을 했으며, 이 모습이 휴대전화로 촬영된 사실도 드러났다.
영상 속에선 B 군이 '언제까지 찍을 거냐'며 촬영을 멈춰달라고 요청했지만, 사정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던 B 군은 사격을 중단하고 학교도 옮겼다.
2023년 7월, 서울시사격연맹은 신고를 접수한 뒤 스포츠윤리센터 심의를 통해 사건을 조사했다.
A 군은 “동생이 어리바리해서 챙기느라 장난을 쳤다”며 친근함의 표현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B 군은 “평소 욕설과 일방적 괴롭힘이 반복됐고, 선배가 신체 접촉 후 ‘이런 행동을 하면 경기력이 오른다’고까지 말한 적이 있다”고 맞섰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지난 4월 A 군에게 8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서울시사격연맹은 결정문에서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꼈으며, 강요·신체 접촉 등은 선후배 관계 우위를 이용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일부 위원은 더 강력한 징계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A 군이 아직 가치관이 온전히 형성되지 않은 점이 참작돼 징계 수위가 결정됐다.
이에 대해 A 군과 가족은 서울시체육회에 재심을 요청했으며, 법원에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신청과 본안 소송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A 군 측은 제삼자의 신고였다는 점과 B 군 전학 사유, 후배 사격 실력 향상에 도움을 준 점 등을 들어 징계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B 군은 “괴롭힘과 성추행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변하지 않는다”며 법원에 징계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시사격연맹과 스포츠윤리센터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선수 인권 보호 대책 마련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향후 징계 재심 및 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학교 스포츠 현장의 인권 보호 시스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