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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직장인
다양한 분야에서 유사한 문제 제기와 논쟁들이 촉발될 것이다. 직접 참여하든 옆에서 지켜보든 즐거운 경험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것 역시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준 작가에게 감사하다.
August 18, 2025 at 3:44 AM
생전 움베르토 에코는 인터넷에 대해 '지적 부자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반면 분별력이 떨어지는 지적 빈자들에게는 위험하다. 문화는 선별과 여과의 긴 과정인데, 쓰레기 정보를 판단할 능력이 안되는 지적 빈자들에게는 폐해가 더 크다.'고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인터넷에 올라오는 정보를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학교에서 정보를 비교하고 여과해서 판단하는 분별력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이게 더 옳은 태도라고 생각한다, 버틀레리안 지하드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면.
August 18, 2025 at 3:44 AM
다만, 다양한 의견을 균형있게 다루는 것 같지만 실은 '노력과 실력으로 획득하고 유지한 어떤 지위를 더 뛰어난 인간이 아닌 한낱 기계에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기득권의 불안함'으로 귀결되는 흐름에서 동의가 안되는 지점들이 생긴다. 흔히 기술의 폐해를 이야기할 때 우리가 빨아먹은 단물에 대한 반성 없이 기업의 탐욕으로 세상이 망하고 있다고 모든 책임을 전가하듯, AI 이후의 문학은 작가들에게 큰 위협이 되니 정부가 테크 기업에 대한 거버넌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약간 순진하다는 느낌을 준다.
August 18, 2025 at 3:44 AM
바둑계가 AI 이후의 세계를 먼저 경험했다고 보고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야기의 주요 뼈대로 잡고 책 제목을 '먼저 온 미래'라고 지은 것은 대단히 탁월한 선택이었다. 알파고 이전의 낙관과 이후의 비관, 그로 인해 변해버린 어떤 규칙들과 가치관들, 달라져 버린 세계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현재를 르포르타주로 작성한 부분들의 흡입력은 대단하다. 기자 출신이어서 그런지, 라는 다소 게으른 수사를 칭찬으로 붙일 수 밖에 없는 부분들이 상당하다.
August 18, 2025 at 3:44 AM
'반지성주의에 대한 반성과 공공선 가치의 회복'이라는 이야기만 나왔다면 아 맞는 말인데 너무 추상적이다 했을텐데 제법 현실적인 대안들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좋게 생각하며 읽었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 사이에 생각할 거리들이 제법 있다. 길지 않아서 두어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고.
August 3, 2025 at 12:27 AM
기본재에 대한 접근권에 차별을 두지 않는 것과 노동의 가치를 복원하는 것, 두 가지를 모두 추구할 수 있어야 불평등을 바로잡으며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기여입학제의 폐지, 누진세 강화 등의 대책들을 두루 시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실천들의 배경으로는 공공선이라고 하는 철학적 가치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이는 최근 전세계적 반지성주의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ugust 3, 2025 at 12:27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