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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렇게 열심히 일을 했으면 돈을 줘야지. 왜 다들 돈을 안 주는지…. 안 그래? 난 정말 죽을 듯이 일했거든….”
맺힌 게 많은지 이근만은 한참을 말했다. 그에게 “왜 바보처럼 돈 달라는 말을 못했냐”고 따지지 않았다. 잘못은 이근만이 한 게 아니니까.
December 4, 2025 at 1:47 AM
답답해서 내가 물었다.
“근만 아저씨, 왜 다시 염전으로 돌아갔어요?”
그는 대답하지 않고 차창 밖만 내다봤다. 더는 간판을 읽지 않았다. 잠시 뒤 한숨을 크게 쉬고 그가 입을 열었다.
“부탁할 사람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고… 새우잡이보단 염전 일이 낫더라고.”
December 4, 2025 at 1:47 AM
이근만과 함께 탈출한 염전노예 남기현은 땅을 밟자마자 박대성을 신고했다. 박대성의 동거인이 1500만 원을 들고 여관방을 찾아왔다. 이근만은 ‘딱 하루 동안’ 목돈을 만져봤다.
자고 일어나니 주머니엔 300만 원뿐이었다. 남기현이 1200만 원을 들고 튀었다.
December 4, 2025 at 1:47 AM
“야, 우리 토끼하자.”
‘토끼’는 섬에서 도망가자는 노예들만의 은어다. 산으로 도망간 ‘산토끼’, 바다로 도주한 ‘바다토끼’…. 그 섬엔 수많은 토끼들이 있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다시 잡혀와 두들겨 맞는 “초주검 토끼”가 되는 게 그들의 운명이었다.
December 4, 2025 at 1:47 AM
염전주 박대성은 이근만을 칼로 찔렀다. 이근만은 헬기로 이송돼 겨우 목숨을 건졌다. 박대성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박대성은 출감 직후 이근만을 찾아왔다. 그리고 병원비 500만 원을 이근만이 내게 했다.
“칼에 찔린 것도 억울한데… 이걸 왜 내가 내냐고!”
December 3, 2025 at 2:28 AM
박대성의 염전엔 이미 우성수(가명), 염태성(가명)이 일하고 있었다. 박대성은 “쇠파이프, 몽둥이 등 온갖 도구로 사람을 팼다”.
박대성의 지시로 우성수는 염태성을 살해했다. 모든 걸 이근만이 지켜봤다. 박대성이 말했다.
“네가 본 걸 말하면, 너도 죽어.”
December 3, 2025 at 2:28 AM
무작정 서울역으로 갔다. 노숙을 하다 배가 고프면 “노가다를 나가거나 식당에서 설거지”를 했다.
“젊을 땐 나 찾는 사람이 겁나 많았어!”
그 많은 사람 중에 발달장애인, 노숙인을 팔아넘기는 일명 ‘휘빠리’도 있었다. 이근만은 1991년 ‘섬’으로 넘어갔다.
December 3, 2025 at 2:28 AM
“섬에서 벌어진 일… 다 끝났는데, 뭔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왔어요?”
그의 방을 살폈다. 작은 액자 속 세 여성. 가운데는 엄마, 양 옆은 이모다. 엄마에게 대해 묻자 이근만은 눈을 감아버렸다.
“엄마 이야기 금지! 오늘은 엄마 얘기 하지 맙시다. 알겠지?”
December 3, 2025 at 2:28 AM
평범하게 출근하고 퇴근해서 가족들에게 인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 친구, 동료, 시민들은 그런 평범한 오늘이 내일도 미래에도 이어질거라 생각하며 살아가길 소망하면서, 저는 오늘도 재판 준비에 골몰합니다. 제가 준원이와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이 재판뿐이니까요.
December 2, 2025 at 11:28 PM
재판부가 A에게 ‘가석방 없는 최고형’을 내리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끔찍한 사건으로 잃고 겪어야 하는 고통, 무차별적인 언론 보도와 재판 과정에서 겪는 2차, 3차의 고통들…. 다른 사람들은 이 고통과 불안을 모르고 평범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December 2, 2025 at 11:28 PM
A의 가족은 준원의 장례가 끝나고, 9일 만에 가해자의 재산인 가해자 가게 매각부터 시도했습니다. 가해자와 그 가족들은 지인을 통해 사죄를 전할 수 있는 사이였지만, 연락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민사소송이 시작되자, ‘사과와 위로금’ 이야기를 하더군요.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December 2, 2025 at 11:28 PM
준원을 살해한 A는 재판이 시작되자 ‘고의가 아니었다’며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준원이와 자기가 친구 사이였다는 걸 참작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A는 새벽배송으로 칼을 준비했고, 그날 꼭 보자며 약속을 잡았습니다. 첫 피격 이후, 도망치는 준원이를 180m나 쫓아가 죽였습니다. 그런데도 고의가 아니라니....
December 2, 2025 at 11:28 PM
저는 매일 영정사진을 보며 준원이와 이야기합니다. 이틀에 한 번 준원의 꿈을 꿔요. 허공에 대고 준원에게 ‘내 곁에 있냐’고 묻습니다. 틈틈이 준원의 카카오톡으로 제게 메시지를 남깁니다. 그럴 때면 준원이 여전히 곁에 있는 것 같거든요.
December 2, 2025 at 11:28 PM
학교급식 노동자는 교육청과 근로계약을 맺고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다. 이들처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아닌 근로자’가 공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 ‘공무수행사망자 제도’를 통해 공무원과 동일하게 순직으로 인정하고 예우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한다.

“산재가 인정되면 교육청에 순직신청 해보려고요. 충북교육청에서 한 분 순직 인정됐다고 하더라고요. 한 1년 정도 걸렸다고 하던데.”

아내와 갑작스럽게 이별한 종현 씨도 국가가 안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November 28, 2025 at 4:18 AM
약 24년 동안 은주 씨는 식자재 검수부터 음식 조리, 배식, 식기 세척, 주방 청소와 소독까지 전체 조리 과정을 책임졌다.

급식 식단표에는 날마다 최소 한 가지 이상의 튀김이나 구이, 볶음 요리가 포함돼 있었고, 은주 씨는 하루 3시간 이상 불 앞에서 수백 인분의 음식 조리를 담당했다.

다만, 그가 근무했던 두 학교 모두 20년 이상 된 건물로, 환풍시설 노후화 문제가 있었다. 환풍기, 가스관, 밸브 등은 고장이 잦았고, 그로 인해 조리실 내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았다. 조리실은 늘 희뿌연 연기와 가스로 가득 찼다.
November 28, 2025 at 4:18 AM
지난 7월부터 은주 씨의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그의 일터는 고등학교 급식 조리실. 내년 9월 퇴직을 앞둔 베테랑 조리사였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하나 있었다. 몸에 있는 ‘이상’을 제대로 확인하고 치료하는 일이었다.

집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3차 병원으로 갔다. 그곳에서 비로소 몸 상태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폐암 4기입니다.”

종양은 솜털구름 같았다. 가운데에 어떤 형태가 보이면서 사방으로 희미한 실이 퍼져 있는 모습. 1년 전만 해도 보이지 않던 게 은주 씨 폐와 머리에서 발견됐다.
November 28, 2025 at 4:18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