ゆ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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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공방 레츄
이후에 같은 프로젝트 파트너로 차출돼서 레츄광추 장면으로 재회하는데, 서로 최악의 첫인상이었던지라 날카로운 텐션으로 임무 내내 으르렁대면서 티격태격하면 좋겠다
당시 츄린이는 부유한 사람에 대한 열등감과 자격지심이 심해서 누가봐도 엘리트 티를 풀풀 풍기는 사람이 다소 싸가지 없는 말투로(ㅋㅋ) 자기한테 오지랖 부리는게 시혜적으로 느껴지고 값싼 동정같아서 진짜 짜증났을 것 같음
츄>레 ‘팔자 더럽게 좋아보이는 차림이군 저런 옷은 얼마나 하려나… 그 굽어보는 눈빛하며 아래로 보는 말투도 그렇고 팔자 좋게 태어난 녀석들은 오지랖도 넓은건가? 역시 컴퍼니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은 한명도 없어!’
아직 어린 티를 다 벗지 못한 앳된 얼굴에, 그와 어울리지 않게 잃을 것 하나 남지 않은 공허한 눈빛의 소년은 레쇼의 기억에 콕 박혔을듯
덩그러니 남은 화상연고를 사무실 책상 한구석에 대충 쳐박아두는데, 한동안 연고에 눈길이 닿을 때마다 풀지 못한 난제를 마주한 듯한 갑갑함을 느끼겠지
둘 다 ‘이래서 컴퍼니 놈들은…’하고 속으로 욕할 것 같음
레>츄 ‘역시 마음에 안드는 컴퍼니 놈들 이제 미성년자한테 낙인까지 찍는건가? 저열하고 우둔하기 짝이 없군. 저놈도 정신과적 진단명이 궁금한 눈빛을 하고 있고… 아무튼 정상인은 없는 곳이야’
레쇼는 곧장 의무실로 되돌아가서 화상연고 하나 들고 빠르게 돌아왔는데 그 자리에 이미 츄린이는 없었겠지
츄린이 피곤해서 혼자 쉬고 싶은 마음 뿐이고 지금까지 컴퍼니에서 자기한테 호의 배풀어준 사람 같은거 없었고 심지어 자기랑 닿아서 불쾌하다는듯한 표정까지… 엮이기 싫은 마음 만만이라 당연히 도망감
츄린은 대충 목례만 하고 가던 길 가려는데, 불쾌하다는듯판 표정으로 닿았던 곳 탈탈 털던 레쇼가 츄린이 훑어보더니 불러세울듯
🛁 거기 너, 치료가 필요한 상태같은데
🦚 아 괜찮습니다 제가 좀 바빠서요
🛁 하. 여기서 5분만 기다려라 금방 오지
🦚 ? 뭐야 저 사람은
인두로 지져서 찍은 노예 낙인 제대로 치료도 안하고 그냥 대충 셔츠 칼라로 가리고 다님
여느날같이 뺑이치고 돌아오는 길… 하필 그날따라 채무자랑 몸싸움까지 있어서 상처가 덧나는 바람에 진물과 피로 목깃을 적신채 지친 얼굴로 퇴근하던 츄린이랑 세상 댄디하게 차려입은 레쇼랑 복도에서 어깨가 부딪힘
레이츄린 첫 만남 날조로 노예 낙인 화상도 다 안 아물었던 시절 신입사원 츄린이랑 그때도 컴퍼니 자문이었던 레쇼가 마주치는거 보고싶다
츄린이 당연히 세상에 불만이 많을 때라 뭘 쪼개고 다녀 상태로 회사다니는 P15 였을듯
“나도 돈만 모으면 이런 큰 집을 세우고 싶었는데 말이야”
이미 돈이라면 차고 넘치는 지금의 그에겐 손가락 까딱하는 것보다 쉬울 소원을 그렇게 씁쓸한 표정으로 말하는 건지, 레쇼가 당시 가졌던 작은 의문은 슬픈 해답과 함께 돌아왔겠지
“언젠가… 돈을 아주 많이 모아서 그 돈으로 큰 집을 사서 누나랑 가족들과 함께 살고 싶어요”
꿈꾸던 미래를 속으로 그려보듯 천진한 웃음을 짓던 카카바샤는 신기루처럼 흩어져 사라지고, 문득 츄린과 아침 이슬 공관에서 스쳐지나가듯 나눴던 대화가 떠오르는 레쇼
어느 날 밤하늘을 보며 대화하는 두 사람
“츠가냐든 이곳이든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의 풍경은 비슷하네요”
“역시 돌아가고 싶은가?”
“아무래도… 힘들긴 하지만 누나와 제가 함께 살던 소중한 고향이니까요”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게 있나? 이루고 싶은 소원이라든가…”
그럼에도 자신이 이제와서 바꿀 수 있는 일은 없어서, 의미 없다는걸 알면서도 카카바샤에게 매끼 맛있는 음식을 먹여주고, 다른 사람이 없는 밤중에 함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풍경을 보여줌
항상 궁금했다. 그저 나에게는 좋은 면만 보여주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아직 꺼내 보이기엔 네게 너무도 아픈 과거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나는 네 삶의 완벽한 이해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는 이미 알고 있었던 건지.
카카바샤는 그와 사귀면서 애써 묻어두었던 의문에 대해 씁쓸한 확신을 주었겠지
너의 그 화려한 치장으로 감추고자 했던 건 이런 과거의 상흔이었나. 금고에 보관되어 있던 낡은 옷 조각 하나, 그게 무엇이냐 물어봤을 때 지었던 어색한 웃음과 별로 재미없는 얘기일 거라며 말을 돌리던 모습…
이미 자신은 연인의 과거를 어느정도 파악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 고민도 없어야 할 나이에 혹독한 가난에 허덕이며 생존 그 자체를 위해 처절하게 노력하는 적나라한 모습과 마주하고는 조금 충격받는 레쇼일듯
혹시라도 다시 빼앗아갈까봐 도끼눈을 뜨면서도 분명 아저씨가 줬으니 이제 와서 말 바꾸면 안된다며 엄청 가시 세우는 카카바샤
이렇게 평화로운 아침으로 끝나면 좋았으련만 갑자기 레쇼 눈치보며 자기 옷 주머니에 주섬주섬 빵 숨기고 도망칠듯 뒷걸음질 치는 카카바샤
레쇼 영문을 몰라서 뭐하냐고 물어보니 우물쭈물 누나가 자기 때문에 며칠 동안 아무 것도 못먹어서 빨리 가져다줘야 한다고 말하겠지
카카바샤 자기 얼굴만한 샌드위치 받아서 한 입 베어무는데 맛있는지 눈 동그래져서는 볼 한가득 우물우물 함
교수님 속으로 ‘자기 운만 믿고 무모하게 내기를 거는건 천성이었나 보군 마이너스 10점, 그렇지만 어렸을 때도 귀여웠군 플러스 100점’ 이런 생각이나 하면서 조용히 아침 먹는 두 사람
츄린은 미개발 행성에 장기출장 나가서 연락을 못한지 꽤 됐고, 함선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할 일도 없고 연인의 모습을 한 밈이나 관찰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레쇼
“…하, 내기 같은 건 필요없다 배가 고프면 그냥 평범하게 알리도록 해” 하면서 빠르게 새 샌드위치 만들어 줄 듯 츄린이 입맛에 딱맞는 조합으로…
레쇼 혼란스러워 하는 것도 잠시, 자기 목숨부터 걸어재끼는 말버릇하며 반짝반짝 빛나는 특별한 눈동자 색까지 아마 자기 연인의 어릴 적 모습이 맞는 것 같음
그때 혼자 아침식사 중이던 레쇼 앞에 작은 아이가 한명 떨어짐
그 아이는 레쇼가 손에 들고있던 샌드위치를 빤히 쳐다보더니 “저랑 내기해요 아저씨 제 목숨을 걸게요 대신 제가 이기면 손에 든 그거 저한테 주시는 거예요” 이러는데 당찬 얼굴과 달리 말하는 도중 우렁차게 꼬르륵 소리 날듯
기억의 영역 밈 카카바샤랑 함께 시간을 보내는 레쇼로 레이츄린 보고싶다
레쇼가 탄 함선(레츄동거하우스인게 옳다)이 기억물질 고농도 구역을 지나던 도중 갑자기 덜컹거리다 멈추는데, 기억물질로 인한 기체 고장으로 며칠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안내가 들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