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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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너무 뚱중해
그러다 지난 번에 약속을 못 지킨 날이 떠오름. 그때 수가 했던 말이나 표정들이 떠오르면서 그제야 그때의 행동들이 전부 이미 여러번 기대하고 실망했어서 나온 행동들이라는 걸 깨달아서 후회했으면 좋겠음...
그리고 공은 뒤늦게 집에 와서 수가 남긴 메모보고 심장이 철렁했을 듯. 안 받을 거라는 걸 아는데도 계속 전화를 걸고, 급하게 수 방에 들어갔다가 정말 다 정리된 방을 보고 점점 창백하게 질리기 시작하는 공. 밖으로 나가봤다가 결국 어디로 가야될지 몰라서 다시 들어오고 받지도 않는 전화에만 밤새 매달리면서 왜 갑자기 나갔을지 생각함.
그리고 수는 며칠 동안 조용히 짐 정리해서 나갈 거 같음. 공을 기다리던 시간동안 이제는 정리하고 헤어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서. 너무 오래 연애했던 만큼 한 쪽이 먼저 나가는 게 아니면 이별도 질질 끌게 될까봐 연락처도 전부 차단하고 다시 만날 일 없게 전부 정리해서 나옴. 혹시나 나갔다는 걸 모를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짧게 메모도 남기고 나왔을 듯. 분명 헤어지는 건데도 그냥 이제 못 보겠구나 하는 생각만 드는 수. 이미 공에 대한 기대감이 다 사라져버려서 자기를 찾지도 않을 거 같다고 생각함.
계속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와중에도 끝까지 본인이랑 눈도 안 마주치는 수에 결국 꽉 껴안으면서 미안하다고 하는 공. 그런 공 행동에도 수는 이미 포기한 사람처럼 가만히 있다가 '괜찮아, 신경 안 써도 돼.' 하고 얘기해줌. '바빠서 그런 거 알아, 진짜 괜찮아' 하고 얘기하는 수 말에 겨우 수 놔주고 그날 그렇게 넘어감.
급하게 방으로 따라들어가보는데 외출복을 정리하고 있는 수가 보임.

자기가 들어온 걸 아는데도 시선 한 번 안 주는 수에 멈칫하다가 이름 부르면서 가까이 감. 그리곤 '...미안해, 갑자기 일이 생겨서 깜빡했어' 하는데 수가 '알았어' 할 듯. 그 말에 오히려 다급해져서 ' 진짜 미안해, 오래 기다렸어? 연락했으면 바로 갔을텐데 왜 아무 말도 안 했어...' 하니까 수가 '바쁠 거 같아서 안 했어' 함.
그동안 수는 약속했던 곳에서 몇 시간동안 기다리다가 결국 안 오겠구나 생각하고 혼자 돌아올 거 같음.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방금 들어온 거 같은 공이랑 마주치고 잠깐 쳐다보다가 아무말 없이 방에 들어가버리는 수. 공은 수 행동이 평소랑 달라서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뒤늦게 약속이 떠오를 듯. 급하게 전화가 왔었는지 핸드폰 확인해보는데 수한테 온 연락은 하나도 없는 거 보고 멍해짐. 분명 몇 시간이나 기다렸을 텐데 왜 안 오냐는 연락 한 통 없었던 핸드폰을 보고 왜인지 불안감이 들기 시작하는 공.
근데 당일 날 공이 깜빡하고 잊어버렸으면 좋겠음. 급하게 잡힌 출장 일정에 수랑 한 약속은 새하얗게 잊어버리고 다녀온다는 말도 없이 나가버림.
그러다 충동적으로 수한테 '주말에 뭐해? 오랜만에 데이트 할까?' 하고 물어봄.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말에 수는 좀 놀라더니 웃으면서 좋다고 대답함. 예전에 자주 갔던 데 다시 가고 싶다는 말에 알겠다면서 고개 끄덕이고, 좀 들떠보이는 수 얼굴보면서 공도 오랜만에 들뜨는 거 같았을 듯.
깨우려던 건 아닌데 머리를 만지는 손길에 수가 잠에서 깨고, 공이 옆에 있는 거 보고 좀 깜짝 놀랐으면 좋겠음. 그리고 뒤늦게 '이제 왔어...?' 하고 물어보면서 몸 일으키더니 슬쩍 공 눈치보다가 '왜 여기있어... 하려고?' 하고 물어봄.

그 말에 공은 좀 멍하니 있다가 뒤늦게 아니라고 고개 저을 듯. 공 반응에 오히려 수가 그럼 왜 여기있냐는 듯이 쳐다봐서 공은 요즘 자기가 소홀했다는 걸 느낄 거 같음. 수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심장이 욱씬거리는 기분이 드는 공.
그러다 하루는 공이 문득 집이 너무 조용하다는 걸 느꼈으면 좋겠음. 어느 순간부턴 본인이 집에 올 때마다 반겨주던 수도 안 보이고, 같이 저녁을 먹은 지도 한참이라 집에 음식 냄새가 난 게 언젠지도 기억이 안 난다는 걸 깨달음.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수 방으로 걸어가서 문 열어볼 듯. 그리고 자고 있는 수 보고는 왠지 기분이 이상해져서 침대맡에 앉아서 자는 얼굴 내려다보고 있다가 조심스레 머리를 쓰다듬어 봄. 그러고보니 최근에는 자는 얼굴만 본 거 같다는 생각이 들 듯.
장기 연애에 접어들면서 수한테 소홀해진 공이 보고 싶다... 어느 순간부터 수 보다는 본인 일이 더 중요해져서 점점 신경을 덜 쓰게 됨.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대화도 줄었고 같이 살고 있는데 마주치는 일도 줄어들었을 듯. 수는 그런 공 보고 권태기구나 느끼고 처음엔 본인이 더 잘해야 겠다 했는데 피곤하다는 이유로 공이 대화를 피하거나, 공이 집에 오기 기다리다가 소파에서 잠들어버리는 일이 많아지면서 그냥 조용히 권태기가 지나가길 기다리기 시작함. 나중엔 서운하다는 것도 못 느끼고 집에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지낼 거 같음.
틧터에서 지워버린 것도 여기에 재업하겟습니다
난 처음부터 끝까지 개망해버린 사랑을 좋아하는 게 맞는 거 같다....
그나마 안심할 거 같음. 자기 희생을 공이 조금이라도 가치있게 여긴다면 괜찮다고 생각할 듯.

그리고 공은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다급하게 던전으로 갔다가 혼자 살아남은 사람한테 수가 아직 다 무너져버린 던전 안에 혼자 남았다는 얘기를 들음.

그 말에 이미 살아있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성적인 사고가 전혀 안 돼서 어떻게든 구해내려고 능력을 써보는데, 결국 던전이 완전히 닫히면서 시신도 못 찾고 그렇게 끝나버렸으면 좋겠음......
요즘 헌터물에 빠져서...
평소 공이 좋아하던 사람 대신 희생 자처 하는 수도 마싯을 거 같음. 둘만 남은 상황에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둘 중 한 명밖에 못 살아나갈 거 같은데, 어차피 본인이 살아남는다 해도 공한테 환영받을 일은 없겠지 생각함. 심지어 이 사람을 두고 혼자 살아남으면 공한테 어떤 시선을 받을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저릿해져서 결국 본인 능력을 최대로 발휘해서라도 자기 대신 살려서 내보내는 수.

내보내는 과정에서 결국 던전은 완전히 무너지고, 무너지는 던전을 보면서 그래도 그 사람이 살았으니 공이 기뻐할 거란 생각에
주변에서 보면 이해 안 갈 정도로 공한테 헌신적이던 수가 돌아서는 게 제일 마싯는 건데.....
원래 좀 답답한 시기를 거쳐야 나중에 더 시원하게 느껴지는 거 아니겟나요 제발 공 좀 버려라 떠나라 도망쳐라 제발 다른 사람 좀 좋아해라 하던 수가 진짜로 저 모든 걸 할 때의 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