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ner
gillick.bsky.social
A
@gillick.bsky.social
2 followers 1 following 510 posts
Posts Media Videos Starter Packs
글쎄,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우리 둘 다 탐구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그렇지 않니?
어리니까 금방 볼 거다. (책상에 가득한 종이와 문제집을 손으로 슥 밀어보니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말은 저렇게 해도 찬찬히 꾸준히 하니 많이 밀어낸 모양이지.) 미국에서 변호사 남자친구라.. 무적이 되겠는걸?
오늘 일은 끝. (녀석들이 한 말에 쓸데없이 잔인하거나 중요한 말이 없었는지 잠시 곱씹으며 네 손을 붙잡는다. 촉촉한 로션을 발라주곤 느릿느릿 부드러운 손길로 연고를 덧발라 엄지로 슬슬 마디마디를 만져 확인을.) 공부는?
너만 신경 쓰이는데, 요즘은. (동료들이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문소리, 계단을 내려가 셔터를 들었다가 놓는 것까지 들리면 네게 창밖을 보라며 손짓을.) 갔다.
(슬그머니 따라들어가 입술을 쪽, 공부는 무슨 문으로 고개 돌리고 있는 거 다 봤다. 따듯하고 무거운 손으로 네 어깨를 꾹꾹 주무르며 눈을 마주치는.) 이제 다 끝났어.
(들어도 되지 않아? 그치 뭐 알아들어도 뭐 우째, 미슷따 길릭 남친인데. 이런 소리를 하며 낄낄 웃는 동료 놈 발을 꾸욱 밟는다.) 그냥 구역 치안 이야기하면서 분위기 잡지마라, 밝게. 좋게 가라고. (자기도 칙칙한 주제에 그런다며 툴툴거리던 남자들이 웃음기를 섞어가며 이야기한다. 이런 생활연기는 잠입하는 사람들에게 껌이라는 듯.) 그래, 웃으니 보기 좋네.
무서운 아저씨들 금방 간다.
(잘 익은 고기가 될 뻔한 얼굴을 손가락으로 쿡 찍어보더니 차가운 커피를 불쑥 눈앞에. 무슨 생각인지 대충 알겠는 것이 문제다. 남의 생각을 짐작하거나 추리하는 걸 멈추는 스위치 같은 게 있으면 참 좋겠는데.)
그래, 당분간은. (얼굴과 손등에 부지런히 겔을 발라주곤 일어나며 끄덕.) 선크림 잘 바르고, 주근깨 생길라.
싫으면 피고. (자신도 담배를 끊는 건 분명 즐거운 경험은 아닐 테니까, 네 곁에 앉아 턱을 괴고 바라본다. 바닥은 차고 좀 따듯한 바람이 살살 부는 게 기분 좋은 자리긴 하다.)
(끝까지 쫓아가 문질 문질 발라주면서 고개를 기울인다, 싫다고 안 하진 않을 거라고 속삭이며 잠시 고민을.) 네가 끊으면.
(햇빛에 뜨끈하게 익는 얼굴을 보다 수딩 겔을 콧등과 뺨에 올려준다. 담배는 이미 피고 있는 거 빼앗을 생각은 없지만, 안 폈으면 좋겠는데.) 내가 담배도 끊고 너랑 오래 연애한다고 하면 어떨 것 같으니?
자꾸 하지 말란 짓만 골라서 하지.
너에게 내가 정말이지 ... (너를 끌어안고 가만히 고민을 한다, 이 아이에게 제 정체를 어떻게 드러내야 효과적일지. 놓치고 싶지 않으니 저치고는 오랜 시간 고민을 하다 든 생각은 아주 강렬하고 간단하다. 꾸미거나 계산적이지 않게 굴고 싶다, 어쩌면 제게 찾아온 마지막 동아줄에게 솔직해지고 싶다는 조금은 어리석은 생각. 래서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기로 했다, 나중의 일이니까. 이 아이를 만난 것처럼 그것도 기회가 있을 것이다.) 푹 빠진 것 같구나.
내 스스로 그렇게 자신 있어 할 만큼 대단한 인물이 아니라 그런 것이니 봐주렴. (네게는 한없이 약해지는 제 모습을 동료들이 보면 어떨지 상상만 해도 끔찍해야 할 텐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단단히도 홀렸네.)
조금? 내가 자신감이 없지는 않지만 날이 갈수록 예뻐지는 네가 날 조금이라도 덜 좋아하게 될 것 같아서 전전긍긍하는 건 사실이지.
문제라니, 그건 네게 달렸지. 내가 너무 볼품없이 늙어서 싫지는 않고?
어리석은 나는 그저...내가 관심을 주지 않으면 한시라도 안심을 못하는 아주 어린아이이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할 뿐이지.
조금? 내 남자친구가 좀 토라지기 직전인 것 같거든.
귀엽게 구는구나.
정말 더운 날에는 일터로 보낼 생각이 없는데.
땀이 싫으면, 내가 차로 데려다주고. ( 네 뺨에 마주 입을 맞추더니 친절하게 웃는.)
내게 네 얼굴을 보여주는 기쁨을 줄 생각은 들지 않았고?
@sunborne.bsky.social 땀을 그렇게 흘리면서 일 할 거면 여기서 중간에 씻고 점심도 먹고 나가면 좋을 텐데.
내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