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라운드 3언더파 질주”…셰플러, 디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4승 달성 #셰플러 #디오픈 #잉글리시
해가 저문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 마지막 퍼트 소리에 관중은 숨을 죽였다. 서늘한 영국의 바람 속에서 스코티 셰플러는 차분히 18번 홀을 마무리했다. 세계 1위 셰플러가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기록하며, 합계 17언더파 267타로 잉글리시를 4타차로 따돌리고 디오픈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디오픈은 21일(한국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의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파71)에서 시즌 마지막 메이저로 개최됐다.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해리스 잉글리시(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정상 경쟁을 펼쳤다.
“최종 라운드 3언더파 질주”…셰플러, 디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4승 달성 / 연합뉴스
경기는 초반부터 셰플러가 주도했다. 1번 홀(파4) 버디로 첫 점을 올린 셰플러는 4번 홀에서도 버디를 기록했고, 5번 홀 추가 버디로 기세를 높였다. 8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했으나, 9번 홀 버디로 곧바로 타수를 만회했다. 리하오퉁이 2번, 4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밀려났고, 매킬로이도 7번 홀까지 2타를 줄였으나 셰플러와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셰플러는 6번 홀에서 37야드 짧은 티샷에도 파로 막았고, 7번 홀에서 4.5m 파 퍼트를 성공시키는 등 안정감을 보였다. 12번 홀(파5)에서는 다시 버디로 달아나며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벌렸다. 8번 홀 더블보기 후, 2007년 이후 18년 만에 디오픈 최종 라운드 더블보기 후 우승 기록도 더했다.
2위 경쟁은 후반 잉글리시, 매킬로이, 고터럽 등으로 모아졌다. 특히 잉글리시는 12번 홀 이글과 16, 17번 홀 연속 버디로 5언더파 66타를 때리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고터럽은 4언더파 67타로 3위(12언더파 272타), 매킬로이와 쇼플리, 클라크, 피츠패트릭 등은 공동 7위(10언더파 274타)로 대회를 마쳤다.
셰플러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4회로 늘어났다. 지난 5월 PGA 챔피언십 우승, 2022년과 2023년 마스터스 정상에 이어 이번 시즌 메이저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추가했다. US오픈만 남겨둔 채 커리어 그랜드슬램까지 1승만을 남겼다. 이번 시즌 4개 메이저에서 모두 톱10에 들었고, 올해 16개 대회에 출전해 13번 톱10, 11개 대회 연속 톱10 진입을 이어갔다. 특히 타이거 우즈 이후 세계 1위 자격으로 디오픈 정상에 오른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셰플러는 지금까지 최종 라운드 단독 선두로 시작한 14번 중 9번, 최근 10차례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공동 선두까지 포함해 18번에서 12회 정상(11회 연속 우승) 등 역전불허의 명성을 이어갔다. 메이저에서도 4번 모두 최종 라운드 선두 지키며 우승했다.
이번 우승으로 셰플러는 우승상금 310만달러를 수령해 시즌 상금을 1천920만달러로 늘렸다. 3시즌 연속 상금 2천만달러 돌파에 가까워졌다.
셰플러는 "우승을 확정 짓고 18번 홀을 걸어 올라가는 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라며, "이런 성과를 이룰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하려면 인내심과 72홀 내내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임성재는 이븐파 284타, 공동 52위로 대회를 마쳤다. 임성재는 올해 마스터스 공동 5위를 기록했으나, 나머지 3개 메이저에서는 한 차례 컷 탈락, 두 번 50위권에 머물렀다.
디오픈 이후 셰플러와 로리 매킬로이의 올해의 선수 경쟁은 셰플러 쪽으로 기울었으며, 셰플러는 PGA 투어 통산 17승, 최근 2년간 11승(이 중 메이저 3승)으로 당대 최강자의 입지를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