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운(薔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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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운(薔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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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제국전 (太華帝國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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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華)나라에서 벌어진 일들을 기록합니다.
이 이야기의 모든 요소는 현세에 존재하지 않음을 밝힙니다.

태화제국전 시리즈 : 금상첨루, 영찬탄가, 서심검첨, 연인허과, 희세고가, 화연실과(연재)

연재처 및 판매처 : 포스타입, 부크크, 유페이퍼, 알라딘, YES24, 교보문고, 북큐브, 밀리의서재, 윌라
인연이면 (因緣異面)

이처럼 산산조각으로 부서진 마음이 장서황부에게 병증을 더하고 측부 희원선월씨의 영민함을 어그러뜨렸을 때, 묵묵히 걸음을 옮기던 측부 연서진씨는 씁쓸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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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면 (因緣異面): 태화제국전 (太華帝國傳)
측부(側夫) 연서진(鳶誓進)씨가 현건궁(賢建宮)에 당도하였을 때, 측부 희원선월(熙瑗瑄月)씨는 일찍이 내각(內閣)에 석반(夕飯)을 마련하고 연서진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하여 내각에 발을 들인 연서진씨가 공손히 몸을 굽히고 예를 올리니, 희원선월씨는 속으로 장서황부(暲瑞皇夫) 기령(祇令)씨와 연서진씨와 자신의 외모를 비교하였다. 장서황부는 홀쭉한 얼굴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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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5, 2025 at 1:07 PM
난해난소 (難解難消)

사실 장서황부는 도명제와 희원선월씨 사이에 벌어진 일을 알지 못하였다. 다만 황부는 오랫동안 황제의 곁을 지켰으므로, 희미하게 드리워진 그림자를 바라보듯 황심의 흔적을 헤아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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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난소 (難解難消): 태화제국전 (太華帝國傳)
도명제(道明帝)가 연서진(鳶誓進)씨를 측부(側夫)로 삼은 이후로, 선인처(選人處)의 관신(官臣)들은 상소(上疏)를 올리어 새로운 서부(庶夫)를 들이시라 아뢰었다. 이는 갑작스레 훙서(薨逝)한 측부 사묘(司猫)씨와 서부 사견(司犬)씨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함이었으나, 도명제는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그들의 상소를 모두 물리었다. 이처럼 선인처의 관신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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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8, 2025 at 6:02 PM
Reposted by 장운(薔雲)
인간의 손을 거치지 않게 해주는 많은 자동화 기술들은 생산에 필요한 시간을 줄여주지만 줄어든 그 시간만큼 우리는 분명히 무언가를 잃고 있다 보고서의 폰트와 자간을 맞추는 무의미해 보이는 시간조차 오타를 잡아내고 더 좋은 표현을 떠올리는데 쓰이기도 한다 자동화를 통해 우리는 더 많은 생산품을 더 빨리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어낸 작품은 설 자리를 잃는다
August 30, 2025 at 8:40 AM
평상준마 (枰上駿馬)

측부 연서진씨가 피가 흐르지 않는 전장에서 점점 숨이 막힐 때, 도명제는 그에게 밀과청차가 담긴 개완을 건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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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준마 (枰上駿馬): 태화제국전 (太華帝國傳)
혹독한 추위가 이어지던 겨울에, 화국(華國)의 북쪽 국경에서는 몇 번의 전투가 있었다. 충돌이 벌어질 때마다 화북(華北)의 기마군(騎馬軍)이 적군을 격퇴하였으므로, 도명제(道明帝)는 화북위(華北圍) 군관(軍官)들의 공로를 치하(致賀)하였다. 그리하여 황제가 군공(軍功)을 세운 이들에게 상을 내리고 화북위의 관족(官族)으로 태어난 서부(庶夫) 연서진(鳶誓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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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3, 2025 at 6:21 PM
희시고인 (喜是苦因)

이에 장서황부는 가슴속에서 뒤엉키는 환희와 고통을 가라앉히며 잔잔한 웃음을 지었고, 장서황부를 지켜보던 도명제의 눈동자에는 희미한 어두움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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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시고인 (喜是苦因): 태화제국전 (太華帝國傳)
조국(晁國)에서는 납월(臘月)에도 눈이 잘 내리지 않았으나, 그날은 아침부터 차가운 눈송이가 흩날렸다. 상념(想念)에 잠긴 대비(大妃) 유(杻)씨가 반쯤 열린 창문 앞으로 향하니, 새어버린 머리카락처럼 하얗게 변한 장평성(長平城)의 풍경이 보였다. 이에 조용히 탄식하던 대비는 잿빛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을 바라보다 창문을 닫았다. 잠시 눈을 내려감았던 유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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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9, 2025 at 7:09 PM
무명업화 (無明業火)

기실 측부 희원선월씨의 행적이 밝혀지거나 아니거나, 도명제는 언젠가 희원선월씨를 내칠 터였다. 하여 태부는 이것이 마지막 대면이 될까 두려웠으나, 황제의 마음을 돌릴 방법이 없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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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업화 (無明業火): 태화제국전 (太華帝國傳)
그로부터 닷새가 흐르자, 장서황부(暲瑞皇夫) 기령(祇令)씨는 화국(華國)의 국법을 따라 측부(側夫) 사묘(司猫)씨와 서부(庶夫) 사견(司犬)씨의 시신을 화장하였다. 그리하여 불길 속에서 스러진 유골이 내묘(內廟)로 향한 뒤에는 도로 병상(病床)에 자리하였다. 그러나 영화성(榮華城)의 사람들은 황부가 다시 쓰러진 것에 놀라지 않았다. 황부는 허망하게 세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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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4, 2025 at 3:20 PM
모계포검 (謀計抱劍)

이윽고 그들이 여전히 떨리는 손으로 개완을 내려놓은 뒤에 현건궁에서 물러가자, 조정에 자리한 수족을 지켜보던 측부 희원선월씨는 그제야 긴장을 풀고 자리에 등을 기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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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계포검 (謀計抱劍): 태화제국전 (太華帝國傳)
도명제(道明帝)의 답신(答信)이 장평성(長平城)에 당도하였던 날, 성림전(聖臨殿)에서 옅은 한숨을 내쉬던 진양왕(陳陽王)은 한쪽 손으로 관자놀이를 짚었다. 이에 장환(長宦) 석배(席陪)가 제 주인을 위하여 분차(芬茶)를 올리니, 진양왕은 그제야 눈썹을 조금 누그러뜨리고 다완(茶碗)을 손에 쥐었다. 진양왕은 푸르고 싱그러운 찻물을 들이키는 내내 입을 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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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1, 2025 at 4:32 PM
집필노동자 243인의 윤석열 파면 선언

선언모음 : drive.google.com/drive/u/0/mo...

보도자료 : docs.google.com/document/u/0...

기사본문 : www.hani.co.kr/arti/culture...
April 2, 2025 at 11:55 AM
그러므로 지금은 헌법재판소에 요구한다. 위의 문장을 기억하라. 사람 위에 사람이 없고 사람 밑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 수많은 이들의 죽음 위에 서서, 살아남은 이들마저 짓밟으려 하였던 내란수괴를 즉각 파면하라. 그리하여 더 이상 손에 피를 묻히지 말라.
April 2, 2025 at 11:52 AM
내란수괴의 당선 전부터, 나는 파괴되고 있었다. 게다가 나만 파괴되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일찍이 사람들은 사회 속에서 파괴되었다. 사람 위에 사람이 있고 사람 밑에 사람이 있는 신분제 속에서 죽어갔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위의 문장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April 2, 2025 at 11:52 AM
몇 년 전에 당선된 내란수괴는 사람 위에 사람이 있고 사람 밑에 사람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내란수괴는 자신 밑에 미물이 있을 뿐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삶의 열망이 사그라진 나도 이가 갈리는 일이었다. 그러나 사람을 미물로 취급하는 것은 내란수괴 뿐만이 아니었다.
April 2, 2025 at 11:52 AM
집필 노동자들은 지금, 여기에서 쓴다. 각자의 글을 써내려가던 저마다의 손으로 윤석열의 탄핵을 선고한다. 가만히 있지 않고, 기다리지 않고, 윤석열의 파면을 명한다. - 요청문 중에서.
March 29, 2025 at 7:17 AM
일보부업 (一步負業)

그리하여 평강전이 침묵에 잠기자, 도명제의 검고 날카로운 눈동자에는 희미한 어둠이 감돌았다. 그러나 황제는 이내 상념을 억누르고 자리에서 천천히 옥체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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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보부업 (一步負業): 태화제국전 (太華帝國傳)
도명(道明) 원년(元年)의 무더위는 입추(入秋)가 지나고도 몇 날 며칠이나 이어졌다. 이에 늦여름의 흔적을 지긋지긋하게 여기던 사람들은 어느 날 바람이 선선해진 것을 느끼자마자 얼굴이 밝아졌다. 다만 그해의 중추절(中秋節)은 예년보다 조금 분주하였으므로, 그들은 계절의 정취(情趣)를 바라보며 넋을 놓을 틈이 없었다. 이는 도명제(道明帝)가 궁중(宮中)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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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3, 2025 at 11:06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