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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h1999.bsky.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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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h1999.bsky.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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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읽고 들은 것들에 대한 아무말을 남기려고 만든 계정.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고 느껴진다면 님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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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발전 명목으로 공공기관을 서울 밖으로 내보내는 것도 지방을 업신여기는 수도권의 “시혜적” 관점 아니냐는 지적인데… 사실 나는 공공기관이 모범을 보이면 기업들도 알아서 따라오겠지… 류의 관점 자체에 회의가 있다. 수도 이전도 그걸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다 나온 참사(?) 같은 일이었다고 생각하는데, 헌재 재판관들이 반대할 명분을 관습헌법 드립에서밖에 찾지 못했다는 게 코미디.
요즘 밍숭맹숭하던 경향 뉴스레터에서 갑자기 눈이 번쩍 뜨이는 아티클을 보내왔다
[점선면] [Deep] 💥우당탕탕 국회 이전 대작전 - 경향신문
서울에서도 이렇게 하시나요?
www.khan.co.kr
“진화의 끝은 죽음”
“독은 같은 독으로 제압해야 하는 것인가”

투표소 나와서 세시간짜리 영화로 머릿속을 세척했는데 끝나고 나니 다 온데간데 없고 대사 두줄만 메아리친다.
요약: 영화는 이 구라 되게 그럴듯하지? 하고 내내 으스대는데 나는 허세부릴 시간에 팩트체크 먼저 하는 게 기자의 소명 아니냐고 내적비명 오조오억번 지름…
장강명 소설은 옛날에 한국이 싫어서 정도만 봤고 “발제는 그럴듯한데 전개는 딱히 흥미롭지 않군” 정도의 감상만 기억나는데… 이 사람이 소설가로 전직한 건 생각보다 공익에 부적합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은 의구심을 안고 상영관을 나섬…
주인공 기자가 접한 인터넷 세계 댓글부대 이야기가 검증 불가능한 도시전설 내지 음모론처럼 들려야 성공하는 이야기인데, 기자 직업에 대한 묘사가 똥망이라 플롯 전체에 대한 신뢰가 안 생기고 그냥 무책임하게 들린다. 인터넷 세계에 만연한 냉소와 쿨병 등등의 온갖 악화가 인터넷 자체의 본질인 것처럼 구는데 정말 유해한 이야기라고 아니 말할 수 없다.
댓글부대.

주인공 기자가 취재한 내용에 대해 진짜 무서울 정도로 검증을 안하고 막 기사를 써제낀다. 거기서 모든 게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지는 이야기. 유명 중앙일간지 출신 기자의 원작소설로 만든 영화가 기자를 이따구로 묘사하고 있다는 게 너무 놀랍다.
기사 제목을 잘못 붙인 것 같다. “(한국인의) 일 바깥에 무엇이 있는가”
유럽의 휴가는 어떻게 삶의 신앙이 되었나 - 슬로우뉴스.
'충전 잘~하세요!'
slownews.kr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점. 이런 류의 정책을 정부가 실제로 밀어붙이려고 했을 때 그 외형은 민간 기업이 보험을 다루는 방식과 유사할 것이라고 이 영화는 예언한다. 괜히 제목에 “플랜”이 들어간 게 아님.
한국에서도 조만간 닥칠 수 있는 내지 이미 벌어지고 있는 문제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나로선 100% 공감하진 않는다. 한국에서라면 며칠 사이에 분명히 벌어졌을 온갖 골때리는 사태들(ex. 노인들이 안락사 신청한 뒤 정부로부터 돈을 받고 잠적해버림, 독거노인이 플랜 75를 신청하자 연락 끊겼던 친인척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온갖 흙탕물을 튀김, 실무를 담당하는 밑바닥 직원들이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미쳐버림…)까지 가는데 이 영화는 너무 오랜 시간을 허비한다.
주인공 할머니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소피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라는 점이 이상할 정도로 언급이 안되더라… 이 할머니의 생활 기반이 하나둘 무너지고 결국 플랜 75를 신청하게 되는 과정을 보고 있자면… 그야말로 암담하기 짝이 없는 전개인데, 이 할머니는 소피에게서 봤던 구부정하면서도 꼿꼿한(형용모순?) 인상을 그대로 갖고 있어서 관객이 이 여정을 그나마 버티면서 볼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일본사회 안엔 이런저런 그늘이 있지요… 얘기를 하느라 정작 영화의 출발점이 되는 플랜 75 자체는 더 초현실적인 설정처럼 보이게 되는 단점이 있다. 그 와중에 노인들의 그늘진 얼굴로 표상되는 삶과 죽음에 관한 고통은 피상적인 수준으로 내려간다.
요컨대 일본 밖 (서구권) 관객들을 위한 “2020년대 일본사회 개론”을 보는 격. 손희정이 개인의 자유 차원에서 안락사를 옹호하는 서구권의 접근을 반대로 뒤집는 영화라고 짚었는데, 이 영화를 제작하기로 마음먹은 사람들도 아마 그 지점에서 구미가 당겼던 거 아닐까 추측해볼 수 있다.
왓차의 영화 국적 설명을 보면 놀랍게도 일본/프랑스/필리핀 영화로 나온다. 그걸 의식하고 보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에서 들여다보는 일본 사회는 은연중에 외국인의 시각이 반영되어있다는 느낌을 준다. 정부가 제도를 통해 노인들을 대량학살하기로 결정했는데 그 디테일을 (한국인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노인 빈곤, 고독사, 단순 노무직을 전전해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 콜센터 노동자의 감정적 소모 같은 것들이 채우고 있는 전개가 그렇다.
플랜 75.

이 영화를 처음 접한 건 커뮤니티발로 떠도는 “일본에 이런 골때리는 영화가 나온대” 게시글이었는데… 렉카 유튜버들이 반응할 법한 류의 소재를 얄팍하게 다루고 끝나는 영화는 아니었다. 다만 여전히 영화가 문제제기와 별개로 핵심을 짚지 못하고 자꾸 돌아간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정정. 초등학생 때 이민간게 맞으면 1.5세대일 것이다.
안 좋게 본 영화 감상을 소셜에 쓰면 부정적인 에너지를 퍼뜨리는 게 꺼림칙해서 좀 있다가 비공개로 돌려버리곤 했는데 블루스카이엔 그런 기능이 없나보다…
물론 이런 문제를 논하기 전에… 이민자2세의 한국 재현이 너무 엉망진창이라 한국 내 관객들은 이거 다 허세로군 하고 금방 눈치챌 수 있다. 한국인 이름이 크레딧에 그렇게 잔뜩 나오는데 아무도 이 영한번역체 대사를 고쳐주지 않았다니…

소니가 이 감독 차기작 배급권을 샀다는 소식을 봤는데… 님아 그 강 건너지 마오.
문제는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 오글오글하고 여백이 과하게 많으며 자기연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는 것. 영화는 관객들에게 너도 이런 감정 느껴보지 않았느냐고 말을 걸고 있지만 동시에 어릴 때 노벨문학상 수상의 꿈을 품고 서울-토론토-뉴욕으로 두번 이민 온 주인공만의 독특한 감정인양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보편성과 독자성이 괴상하게 정리가 안 된 채로 섞여있는데 그걸 요즘 헐리우드의 아시아 웨이브 + A24 버프로 위장한 모양새.
오랜시간 못보고 지낸 두 남녀가 오랜만에 만나는데 왜 제목이 “전생”인고 하면… “인연”이 알고보면 불교철학에 기원한 어휘라는 설명이 나온다. 두 사람이 옷깃만 스쳐도 전생이 팔천겁(겹이었던가?)의 인연을 쌓았다고들 한대… 물론 이 단어를 그렇게 고상하게 쓰는 한국어 사용자는 사실상 없고, 영화도 실제론 “작업걸 때나 하는 소리”란 걸 안다. 하지만 영화는 이를 매개로 중년을 코앞에 둔 주인공의 회한으로 달음질친다. 어느 서양 시인이 “가지 않은 길”이라고 표현하는 그것.
패스트 라이브즈.

이번 시상식 시즌의 최대 폭탄. 이 정도 찬양을 받을 결과물이 아니다.

장편 상업영화로서의 포만감 부족 경고(중편이나 단편 길이가 적절해보인다는 의미).